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미 정부의 전략적 가상자산 활용 정책 ▲비트코인 비축 ▲스테이블코인 확대 등 형태로 나타날 것”
“각 국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방향 변화 예상”
“일각에선 ▲가상자산 전략자산화 정책 실행 가능성 낮고 실행돼도 큰 효과 없을 것 ▲가상자산 시장 확대로 금융 불안정성 가중될 것이란 의견도 제시”
“韓, 국내 산업 보호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규제·법적 프레임워크 정비 노력 필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0일 '트럼프 취임 후 미국의 가상자산 활용 방향'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비트코인 전략자산' 발언의 의미는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독점적 지위 강화가 미 정부의 전략적 가상자산 활용 정책의 핵심 목적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비트코인을 '전략적 국가 비축자산'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앞으로 취득할 비트코인을 전량 보유해 '전략자산화'하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에 트럼프의 재선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이어졌다.
KB경영연구소는 "트럼프의 '비트코인 전략자산' 발언의 의미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독점적 지위 강화가 미 정부의 전략적 가상자산 활용 정책의 핵심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트럼프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강화를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가장 널리 활용되는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비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부연했다.
KB경영연구소는 미 정부의 전략적 가상자산 활용 정책은 구체적으로 비트코인 비축, 스테이블코인 확대 등의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KB경영연구소는 "미 정부로서는 '디지털 금'이라고도 불리는 비트코인이 향후 금과 유사하게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기능한다면 이를 선제적으로 비축한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지메이슨대학 경제학 교수이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타일러 코웬(Tyler Cowen)은 미국이 비트코인을 매수하면 글로벌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는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확대해 미 국채 매입을 촉진하고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패권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KB경영연구소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가상자산 활용 움직임에 따라 각 국의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방향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서방의 금융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는 달러 회피 수단으로서 가상자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친가상자산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 일본, 브라질, 폴란드 등도 비트코인의 전략적 보유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의 수요 확대로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향후 10년 이내 금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김준산 데이터분석연구센터장은 "트럼프의 의도대로 친가상자산 정책에 의해 달러 패권이 강화된다 하더라도 미 정부는 가상자산이 달러보다 높은 위상을 차지하는 상황은 경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가상자산 전략자산화 정책은 실행 가능성이 낮으며 실행된다 하더라도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며 "트럼프의 친가상자산 정책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확대되면서 금융 불안정성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부연했다.
김 센터장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이 '전략적 석유 비축'과 유사하다는 견해도 있으나 비트코인은 석유와 달리 경제 주체의 생산 활동에 실질적 활용이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도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정책 시행에 대비해 국제 표준에 부합하면서도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규제 및 법적 프레임워크를 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