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포고문 공개…기존 면세·예외 조항 폐기
트럼프 "기존 합의, 국가안보 해결책 제공 못해"
캐나다·멕시코 이어 '대美 철강수출 4위' 韓 타격
"이틀 안에 상호관세 정책 발표"…무역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서명한 포고문에 따라 오는 3월 12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서명한 포고문에 따라 오는 3월 12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번 조치는 기존 쿼터제에 따른 면세 혜택을 폐기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국내 철강업계도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포고문에 따르면 미국은 내달 12일부터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멕시코, 영국에서 수입되는 철강 제품과 파생 제품에 25%의 관세가 부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는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기존의 합의된 면제 조항이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포고문은 또한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일부 국가에 적용했던 예외 조항을 철회한다고 전했다.
그간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연간 263만 톤의 철강 수출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이러한 혜택은 종료된다. 이에 따라 한국산 철강 제품은 3월 12일부터 일괄적으로 25%의 관세를 부담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기 행정부에서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전 세계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대미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평균의 70% 수준(연 268만 톤)으로 제한하는 쿼터제를 도입하는 대가로 관세 면제를 얻어냈다.
이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뿐 아니라 한국 철강업계 또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 철강 수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으며 기존의 쿼터제 면세 혜택이 폐지됨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국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가장 많은 철강을 수입한 국가는 캐나다(71억4천만 달러)였으며 그 뒤를 멕시코(35억달러), 브라질(29억9천만 달러), 한국(29억 달러), 독일(19억 달러), 일본(17억4천만 달러) 등이 따르고 있다.
CNBC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철강업계가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인해 수출 감소와 가격 경쟁력 약화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짚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 추가적인 품목에 대한 무역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계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예외나 면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동시에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이틀 안에 상호 관세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미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는 미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자동차 관세(10%)가 미국의 자동차 관세(2.5%)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동차 관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