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협동조합중앙회(농협)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경쟁 농약 제조업체들을 압박하는 등 경쟁을 제한한 행위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농협이 시중 농약판매상들이 농약을 싸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농약제조업체를 압박하는 등 해당업체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농약시장의 가격경쟁을 제한한 행위를 포착,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5억3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농협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농약제조업체들과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농약을 판매하는 경우 농약제조업에게 책임을 물어 일정금액을 징수하고, 판매하지 못한 재고를 일방적으로 반품할 수 있다는 불공정 거래조건을 설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농협은 이 거래조건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농약제조업체들로부터 2008년까지 12억6000만원을 강제로 징수하고, 2006년에는 2600만원 상당의 농약제품을 일방적으로 반품하는 등 농약제조업체를 압박해 농약 시장에서 가격경쟁을 제한해 왔다.
공정위는 약 1조1520억 규모인 국내 농약시장에서 농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기준으로 50% 이상이며, 지역조합을 포함해 농협이 구매한 농약제품은 약 5828억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농협의 이 같은 농약 가격경쟁 제한행위로 농약을 저가로 구입할 수 없는 농민들만 피해를 봤다"며 "이번 조치로 농약제품의 가격 하락을 유도해 농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정위는 "농약제품의 가격하락이 농산물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면, 소비자 물가 및 서민경제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