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과세, 체납징수 민간위탁 추진
공평과세 실현을 위해 성실한 납세자는 사회에서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우대하고, 탈세를 하거나 세금을 체납하는 납세자는 철저한 세무조사와 체납징수를 통해 과세정의를 실현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특히 대기업 그룹이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세금 없이 부를 이전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방안을 마련하고, 체납세액의 효율적인 징수를 위해 징수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31일 서울 수송동 국세청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공평과세 실현을 위한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정의 실천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이번 회의는 '공정한 과세, 낭비 없는 집행'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기획재정부, 국세청, 행정안전부 등 세제와 세정담당 정부 당국자들과 민간전문가 등이 대거 참여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조세정책 방향은 크게 '성실납세 분위기 확산'과 '납세순응도 제고'로 설정됐다. 성실납세자는 제도적, 행정적 지원을 통해 사회적 존경과 명예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탈세자와 고액체납자에게는 세무조사 및 세원관리강화 등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공정과세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 세금 없는 '부(富)의 이전' 차단-일감몰아주기 과세
정부는 지난 2004년 도입된 상속·증여세 완전 포괄주의 도입 이후에도 기업들의 변칙상속·증여가 계속되고 있다고 판단, 세금 없는 부의 이전을 차단하기 위해 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과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그룹이 자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로 편법증여를 해왔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됐으나 구체적인 과세방법이 마련되지 않아 국세청이 합리적인 과세를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
정부는 최근의 사례를 심도 있게 분석해서 과세요건, 이익계산방법 등 합리적인 과세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공익법인이 상속·증여세 회피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관련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특히 자금출처조사 강화와 차명계좌 관리 강화 등 국세청의 세원관리 강화를 통해 차명재산이나 우회상장 등을 통한 변칙적인 상속·증여행위도 차단하기로 했다.
□ 고소득 자영업자 고질적 탈세 차단
세원투명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 차단을 위해서도 세제·세정당국이 힘을 합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성실신고확인제(세무검증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연계 운용을 강화하는 보완책을 내 놓았으며, 국세청은 업종별로 세원관리 모델을 마련해 수입금액과 비용의 적정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금영수증 발급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 전자세금계산서 제도의 정착, 취약분야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방안도 제시됐다.
□ 체납관리 강화-징수업무 민간위탁방안 마련
과세 공평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악성 체납의 관리강화방안도 제시됐다.
국세는 명단공개 대상을 체납액 기준 7억원에서 5억원으로, 지방세는 1억원에서 3000만원까지 확대하고, 고액체납자의 출국금지 요건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고액체납자의 해외은닉재산 정보 획득을 위한 외국정부와의 정보교환협정을 확대하고, 국세청이 은닉재산을 확보한 결과를 수시로 공개하며, 특히 체납세액 징수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도 고액체납자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체납세액 징수업무의 민간위탁방안은 위탁비용문제와 납세자의 인권 문제 등으로 찬반양론이 엇갈려 왔으나 체납액 징수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미국, 호주, 일본 등 일부 해외사례를 참고해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체납세액 징수를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징수행정 공조도 강화키로 했다.
□ '성실납세자' 명패 달아준다-세제지원 확대
성실납세 분위기 확산을 위해 모범기업과 성실납세자에 대한 지원도 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조세감면 및 세무조사 면제 등 세제·세정상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사회 전반에서 모범납세자에 대한 존경심을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 표장 확대와 성실납세 엠블렘(표장) 부착 등의 방안도 추진된다.
성실납세자에 대한 해외 출국전용심사대 이용을 확대하고, 각종 민원 우선처리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성실납세약정을 이행할 경우 세무조사 제외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수평적 성실납세제도'의 대상기업을 70개 기업으로(2010년 15개 기업)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납세자가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세무간섭을 최소화하고, 신용카드 포인트로 국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납세자 편의도 확대키로 했다.
또한 성실납세문화 확산을 위해 국세청과 시민단체가 함께 하는 시민운동, 미래납세자에 대한 세금교육 등 자율적 성실납세문화 확대방안도 추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