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뱅킹·은퇴시장 등 사업 추진 강조
"보험 취약해 좋은 매물에 '관심'…ING는 아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리더십보다는 팔로우십이 중요하다"며 조직의 인화단결을 강조했다.
한 명의 리더에 의해 조직이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방향성을 제시했을 때 조직 구성원이 진심에서 따라가도록 관심과 배려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28일 김정태 회장은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그만의 경영철학을 전하며, 하나금융이라는 거함의 새로운 선장으로서의 포부를 전했다.
그는 김승유 전 회장의 빈자리를 어떤 리더십으로 메울 것인가에 대해 "김승유 회장이 물러난 뒤 (야구로 말하면) 제가 마무리투수로 빈자리에 들어섰는데 부담은 없다"며 "김승유 전 회장님과 20년간 호흡을 맞춰 왔고 그분이 이미 방향을 잘 잡아 놓았기 때문에 잘 만들어 놓은 길을 잘 달리면 돼 힘들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문제는 조직 구성원을 인화단결로 뭉쳐 잘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건데 그것은 자신이 있다"며 "목표로 정한 2015년 글로벌 톱50은 조금만 노력하면 달성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또 그는 자신의 리더십 철학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변했다.
김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김승유 회장님의 카리스마가 저에게 없다고 하는데 리더라는 것은 제일 중요한 것이 방향을 잡는 것"이라며 "거함을 잘 가게 하려면 방향을 잘 잡아야 하는데 바로 이것이 리더십"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방향은 잘 잡혀 있는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헬퍼(helper)로서 각자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서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관심과 배려를 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팔로워십(Followership)을 강조한다. 리더가 모든 사람을 끈다고 생각하는데 직원들이 매력에 끌려오게 하는 팔로워십이 중요하며 리더는 더불어 가야 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오늘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의 드림소사이어티 조찬강연을 했는데 '어려움이 있어도 즐기라'고 하더라. 원래 업무 자체를 즐기는 스타일이다"며 "그분과 저는 이 점에서 일맥상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의 화두가 되고 있는 스마트금융과 퇴직시장에 대해 출사표도 던졌다.
김 회장은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전자지갑 같은 스마트뱅킹"이라며 "오프라인도 중요하지만 온라인이 중요하며 앞으로 이 같은 하이테크 쪽으로 많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베이비붐 시대가 돌아오면서 은퇴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사실 은퇴시장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개념이고 저는 이를 행복디자인 시장으로 부른다"며 "인생을 3모작이라고 하는데 행복디자인에서 재무설계만은 의미가 없고 은퇴자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앞으로 스마트폰은 트랜드"라며 "예전에는 앱만 개발했는데 최근 전자지갑과 같은 IT 플랫폼을 만들었고, 바코드 인식, 보안 등 여러 문제가 남아 있는데 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췄다.
김 회장은 향후 M&A 계획과 관련 "하나금융에서 제일 약한 부분이 보험"이라며 "보험이 생각보다 어려운 업종이며 리스크가 큰 사업인데 좋은 기회가 있다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ING생명에 대한 인수의사를 묻는 질문에 "(ING생명을) 짝사랑하시는 분들이 언론지상에 이미 많이 나와 있어 좋은 기회라고 보지 않는다"며 "저희들까지 참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일축했다.
김 회장은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중국 길림대학에 은행 관련 과정을 신설해 400여명을 교육시켰는데 이들 인력을 중국뿐 아니라 미국 쪽에 진출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며 "해외에서 한국인 교포만 가지고는 좁기 때문에 중국 화교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에 적용할 매트릭스 체제에 대해 "하나금융지주에 BU(business unit)단을 두고 개인BU는 하나은행장이 맡고 기업BU는 외환은행장이 맡는 등 기존 매트릭스 체제에 변형이 있을 것"이라며 "내부 시너지를 완벽하게 하고 외부 시너지를 올리기 위해 매트릭스 조직을 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