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신 A씨는 종업원에게 신용카드를 맡기고 현금 서비스 심부름을 시켰다.
카드 대신 현금으로 결제하면 할인을 해주겠다는 말에 비밀번호 등을 종업원에게 알려준 것이다.
이 종업원은 A씨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한 뒤 미리 준비해둔 복제기를 이용해 카드 정보를 입력, 복제 카드를 만들었다.
그는 며칠 뒤 A씨의 카드로 현금 서비스 100만원을 더 받았고 이 같은 수법을 이용해 수차례 범죄를 저질렀다.
A씨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금융감독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 카드 회사가 피해 보상을 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A씨가 직접 타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준 과실을 인정, 카드 회사가 이를 보상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다.
신용카드 약관에 따르면 회원이 본인의 실수나 고의로 카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 카드 회사는 이를 보상할 의무가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가 타인의 수중에 넘어가면 쉽게 부정 사용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 보관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카드 정보가 유출돼 위조 및 변조가 된 경우는 다르다.
회사원 O씨는 자신의 카드가 미국 소재 상점에서 668만원 상당의 결제가 된 사실을 알고 이를 신고한 뒤 피해액 전부를 보상받았다.
카드 회사는 A씨에게 전화로 확인한 결과, 그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것을 알았고 위조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및 전자금융거래법상 양도 등의 사유 없이 신용카드가 위조나 변조돼 발생한 사고의 책임은 금융회사에서 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