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돈을 빌려본 사람들은 알 수 있지만,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는 이자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실수로 '깜박'하거나,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다보면 본의 아니게 입금을 미루는 일도 생길 수 있는데 하루하루 늘어가는 연체이자는 그야말로 저승사자 같은 존재이다.
자영업을 하는 A씨가 대출을 연체했다가 이자 폭탄을 맞은 사연이다.
그는 신협에서 1억1000만원을 빌렸다. 금리 8.2%, 만기 5년, 일시 상환 조건으로 5년 동안 매달 이자를 내다가 5년 뒤 한꺼번에 원금을 갚는 방식이다.
연체이자는 한 달이 지나면 이자의 17%, 2개월이 지나면 원금의 17%가 부과되는 구조였다.
A씨는 대출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이자를 연체했다. 한 달 뒤 연체이자까지 냈지만, 그 달의 이자가 또 연체됐고 다시 다음 달에 납부하는 방법으로 빚을 갚아나갔다.
이자 원금과 연체이자가 한 달씩 지연된 것이다.
그는 3달 만에 이자를 모두 납부, 정상화시켰으나 연체 두 달 뒤부터 낸 연체이자가 문제였다.
이자가 아닌 원금의 17%가 연체이자로 부과된 탓에 예상치 못한 이자 폭탄을 맞게 된 것이다.
A씨가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75만원. 만일 한 달 동안 연체하면 13만 정도의 이자를 더 내면 되지만, 두 달 이상 연체될 경우 100만원이 넘는 이자가 그의 통장에서 빠져나가게 되는 것.
A씨는 과도한 연체이자를 징수당한 것이 억울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신고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대출 약정 시 A씨가 약속한 조건에 따라 연체이자가 부과된 것인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체 이율은 원칙적으로 대출 취급 시 당사자 간 합의된 약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 기한 경과에 따라 원금에도 연체 이율이 적용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고, A씨가 서류에 서명한 점을 미뤄볼 때 이를 돌려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은행 측 주장에 따르면 당시 A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이자 납입 현황을 안내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