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특정인이 맡긴 예금에 대하여 예금금리에 의해 부리된 이자를 예금원금과 같이 지급한다.
반면 보험은 확률적으로 계산된 장래에 지급할 보험금 총액을 보험가입자가 가입금액에 비례하여 나누어 내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산출된 보험료를 단순하게 나눠 징수하면 납입보험료에서 생기는 이자를 보험사가 차지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보험사는 보험료를 ‘예정이율로 할인’하여 책정하게 된다.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를 운용하여 예정이율만큼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가정하여 그만큼 보험료를 깎아주는 것이다.
보험의 속성상 은행과는 달리 예정이율은 계약 시 한번 정해지면 계약 종료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만약 기준금리변동 등에 따라 보험계약의 예정이율이 변동된다면 변동될 때마다 납입하는 보험료를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가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 고금리로 보험을 유치한 몫이 많은 보험사는 역마진이 생겨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지급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IMF 위기 이후 고금리시절에 보험상품의 예정이율도 연 16% 등으로 매우 높았다.
그 당시 보험사가 자산과 부채를 연계하여 투자하는 등 자산부채관리시스템(AML, Asset Liability Management)을 구축하여 제대로 관리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현재 3%대의 금리 감안 시 보험사는 역마진으로 파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만기가 보험계약같이 길면서 국공채 같이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기란 불가능하므로 현 상황에서 적정 AML시스템을 구축하기는 어렵다.
일본의 보험사들도 저금리 때문에 무더기로 파산하였는데 생명보험시장에서는 1차 저금리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18개 보험회사 중 7개사가 이차역마진으로 파산했고, 손해보험시장에서도 1개사가 장기손해보험의 이차역마진으로 파산했다.
9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7개월 만에 다시 0.25%를 인하했다. 채권을 많이 들고 있는 대형사는 채권 값 상승으로 충격을 적게 받을 수 있지만 새로 채권을 사야 하는 중소 보험사들은 저금리 지속, 확장으로 고통이 가중되게 됐다.
예정이율을 안정적으로 낮게 하고 대신 이익이 났을 때에 계약자와 보험사가 그 이익을 공유하는 유배당보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탐욕스런 보험사들은 과실을 독차지하기 위해 유배당상품을 없애고 무배당 상품만 팔고 있으니 자업자득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