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별의별 희한한 보험이 다 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다 보험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험의 본질은 적은 보험료를 지불하여 발생할지도 모를 막대한 금전적 손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도난보험 생명보험 건강보험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험이다.
그러나 특이한 보험도 수 없이 많다. 여배우의 다리, 가슴 보험부터 외계인에 의한 납치에 대비한 보험도 있다. 외계인에 의한 임신을 보상해 주는 보험도 있고 소믈리에의 혀와 포르노 배우의 성기를 보장하는 보험도 팔리고 있다.
심지어는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라는 동요를 방귀로 연주하는 코메디언의 항문근육을 담보하는 보험도 있다.
다소 장난스런 부분도 있고 연예인이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보상과는 관계없이 가입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때로는 사회적 환경 때문에 특이한 보험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강간보험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남아共의 경우 강간이 횡행하여 에이즈가 창궐하는데도 정부가 무능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남아共의 강간관련 보험은 피해자에 대한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등 선한 기능을 하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남아共에서는 2012년 한 해 무려 6만 5000건의 강간이 경찰서에 신고 되었다. 인구 비례로 보면 강간당할 확률이 미국에서보다 5배 정도 높다. 이에 따라 에이즈환자가 많은 편이다. 총인구 4300만명 중 400만명이 에이즈 보균자이다. 매일 1700명이 새로 감염되고 있다.
의료보험에서 보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치료를 받을 수 없어 사망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남아共에서 강간은 강간 그 자체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에게는 사형선고와 마찬가지일 수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보험사들이 보험을 개발했다. 보험 가입 후 강간을 당하게 되면 28일간 삼중 칵테일 요법의 치료를 하게하고 매년 HIV 감염여부를 체크하게 한다. 또한 사후 피임약 카운셀링 대체치료 및 자택안전조치 강화 등의 혜택을 준다.
계약자들은 매월 2달러 정도의 보험료로 이러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단다. 국민 소득이 낮은 이 나라에서 매월 2달러도 적지 않은 금액이어서 가입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지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각자의 적은 희생으로 환난에 처한 이웃을 돕는다는 상부상조의 정신이 보험의 기본정신이다. 남아共에 이어 인도에서도 이러한 보험이 도입되어 사람 목숨을 살리고 있다 하니 보험업계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기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약력] 삼성생명 부장, AIG생명 부장, GE캐피탈코리아 이사, 에이스(뉴욕)생명 전무, 조세일보 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