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주총회를 앞두고 보험사 사장들이 새로 임명되거나 연임되면서 보험업계 지형이 바뀌고 있다.
보험사 사장의 요건은 국가별 또는 회사별로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보험사 등 금융회사에서의 일정한 경험, 목표 설정 및 달성 능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순발력있게 대응하여 위험을 회피함과 동시에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능력 등 점점 그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보험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80년대에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이해하기 힘든 요지경 세상이었다.
평생 군인으로 국방에만 전념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보험사 사장이 되기도 하고 계열사에서 숙녀복을 팔던 사람도 사장이 되었다.
그야말로 보험의 보자도 모르는 인사들이 사장이나 임원으로 부임하여 이사회 자료의 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실효·해약률 등은 높을수록 회사에 좋지 않은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이 비율이 낮은 점포장들에게 왜 이 모양이냐고 면박을 줘 회의 참석자들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기도 했다.
관리자는 조금 과장하면 부하들 경조사에 참석하여 ‘조직관리’를 하고 업적 부진자들을 닦달하여 업적을 뽑아내는 ‘업적관리’만 제대로 하면 입사 10년만에 부장이 될 수 있었다.
설계사 자원은 넘쳐나고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낮아서 보험시장은 날로 확대되어 가고 있었고 자금은 만성적으로 부족해서 자산운용도 걱정할 것이 없던 호시절이었다.
외국계 보험회사의 국내진출도 불가능했고 국내 자본도 보험업에 신규로 진출할 수 없어서 기존 보험사들은 과점체제 속에서 안주할 수 있었다.
지금은 가구당 보험가입률이 거의 100%에 근접하고 있고 기준금리도 연 2.5%로 낮아서 보험회사의 양대축인 보험영업과 자산운용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민원이 전체 금융회사 민원의 전반이 넘어 보험업에 대한 신뢰가 낮다며 보험사 사장들이 직접 민원절감을 책임지라고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근래들어 젊은이들이 금융업종을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똑똑한 대학 졸업생들이 보험사에 많이 입사했다. 또 보험업계에 충분히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경영층에 많이 포진해 있다.
이들이 사장을 잘 보좌하여 지혜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지금 보험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도 무난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