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대표는 은행 몫?…비은행 출신 차별 '심각'

우리금융이 규정을 무시하고 우리은행 출신만 임원에 선임, 증권과 보험 등 비(非)은행 자회사들을 차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출신이 증권사나 보험회사 등 엉뚱한 계열사 임원으로 승진해 금융지주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비은행 자회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부작용도 낳았다는 지적이다.

30일 감사원은 우리금융 감사 결과, 2008~2012년 은행 외의 7개 자회사 임원으로 선임된 77명 중 은행 출신이 21명(27.3%), 비은행 출신이 20명이라고 밝혔다.

특히 7개 자회사의 대표이사 중 내부 출신은 아예 없었으며 은행 출신은 5명(55.6%)이었다.

최근 5년 동안 선임된 임원 50명 중 각 자회사에서 승진한 내부 출신은 2명에 불과했다.

반면 우리은행에서 퇴직한 임원 중 20명(40%)은 다시 계열사의 임원으로 선임됐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자체에서 선임된 내부 출신 임원이 66.7%를 차지했으나 나머지 자회사들은 우리은행 출신이 임원 자리를 꿰찼다.

우리아비바생명은 2008년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뒤 현재까지 대표이사 2명 모두 우리은행 출신으로 선임됐다.

금융지주회사는 2000년대 초 도입, 금융회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은행과 비은행의 차별을 없애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이처럼 비은행 출신을 차별해 자회사 운영의 전문성을 훼손하고, 다른 경쟁 금융지주회사에 비해 당기순이익의 은행 의존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 자회사에 대한 의존도는 지난해 말 12.2%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우리아비바생명은 2011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이 58억9000만원으로 국내 생명보험회사 24개 중 19위를 기록, 지배회사인 우리금융의 시장점유율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

우리프라이빗에쿼티(우리PE)의 경우 낙하산 인사마저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우리금융은 과거 우리투자증권에서 근무한 A씨를 지주 회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추천해 우리PE 이사 대표이사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