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방문 중 인턴여대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사퇴하고 미국 사법당국의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도 건설업자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경찰의 소환을 앞두고 있다.
남녀간의 문제는 예측하기도 어렵거니와 그 속성상 한번 문제가 되면 폭발력이 크다. 관련 정보의 유통 속도역시 빨라 관련자는 물론 소속부처의 입장에서도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성추문에 얽힌 일은 당사자가 일하는 정부나 기업의 명예를 실추하기 때문에 대개 사법당국의 수사가 진행되기 전에 자체조사부터 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내막을 조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수사권이 없는 감사담당 직원이 조사하다 보면 한계에 부닥쳐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는 수 없이 사건을 제보한 사람을 통해 관련 증거를 수집하거나 가해자에게 공개적으로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자발적 진술을 받아내는 수 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게 해서 사건을 정리하기 위한 문서로 남기는 것도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다.
지금은 작고한 전 대전지방법원장 M모씨는 간통사건의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한동네에 거주하는 XX와 대전시 소재 YY에서 수차례 운우(雲雨) 의 情(정)을 喫(끽)하고…”라고 표현하여 민망함을 벗어나려 애쓴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고민은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고을 사또가 관내 여성 살인사건을 조정에 보고하면서 은밀한 부분의 상처를 어떻게 기술할지 걱정이었다. 궁여지책으로 “시신의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곳(目不忍見處)에 상처가 있으며…”로 적어 곤란함을 벗어나기도 했다.
간통사건의 경우 문책하는 것도 간단치가 않다. 아직까지는 법적으로 친고죄로 되어 있어 배우자가 고소하기 전까지는 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간통죄가 없는 미국이나 유럽계 회사는 개인간의 문제를 회사가 개입하여 조사하고 문책하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한국적 상황과 사규에 있는 회사 명성을 훼손했다는 조항을 가지고 본사직원과 열띤 논쟁을 거쳐야 비로소 결론이 난다.
여성의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직장 내에서도 소위 ‘접촉사고’라고 하는 남녀간의 비정상적 관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보험회사의 영업인력은 여성이 대부분이어서 경영자들은 이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성희롱 예방 교육을 비롯해 남녀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회사명성이 실추하여 브랜드네임의 훼손은 물론이고 조직원들의 사기에도 큰 생채기를 내기 때문이다.
보험사 영업조직은 이런 문제가 생기면 수습하기도 어렵고 최악의 경우 조직이 와해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관리자들이 평소 직원관리에 몇 배로 공을 더 들여야 하는 곳이 보험회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