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는 없다" = 정부가 앞으로 공공기관의 기관장 등에 부적격자가 선임되는 일이 없도록 임원추천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공공기관 임원들의 직위별 전문자격 요건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방향을 마련해 발표했다.
앞으로 공공기관 기관장 등에 전혀 업무와 관련이 없는 정치권·관료계 주요 인사들이 갑작스럽게 임명되는 '낙하산' 인사가 사라질 전망이다.
공공기관 임원추천위원회의 독립성 및 역량을 강화해 각 기관에 꼭 필요한 능력을 갖춘 경영자를 임원으로 선임하고, 임원 직위별로 전문자격 요건을 구체화하는 등 전문성을 중심으로 기관장을 비록한 공공기관 임원들이 선발된다.
또한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향후 4년 동안 공공기관에서 총 7만여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다양한 공공기관의 업무분야별 핵심 인재를 선별할 수 있는 '스펙초월 채용시스템'도 마련된다.
정부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방향'을 심의·의결했다.
최근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비리 등 공공기관의 비리 근절과, 공공기관 전반의 경영쇄신 및 국민중심 서비스 제공에 향후 5년간 추진할 공공기관 정책의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정부는 효율성·책임성·투명성 등을 공공기관 정책의 3대 원칙으로 설정했다.
3대 원칙 아래 ▲상시적 기능점검 및 시장화 테스트 체계 구축 ▲공공기관 부채관리 강화 ▲협업 활성화로 국민 맞춤형 서비스 제공 ▲실질적인 자율경영 기반 구축 ▲책임경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 ▲일자리 창출 등 창조경제 지원 ▲공공기관의 공공데이터 공개·활용 확대 ▲국민 직접 감시체제 구축 등을 8대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 공공기관 '빚' 줄인다…"구분회계제도 도입" = 우선 500조원에 육박하는 공공기관 부채를 축소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정부 차원에서 공공기관 부채 관리를 한층 더 강화한다.
공공기관 부채는 지난해 기준 493조4000억원으로 지난 2011년 459조원에 비해 1년새 34조4000억원이나 급증했다. MB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 부채 규모는 전년 대비 2009년 46조8000억원, 2010년 60조2000억원, 2011년 62조원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는 MB정부에서 급증한 공공기관 부채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부채증가 요인을 억제하기로 했다.
부채에 대한 증가항목, 내역, 증감원인 등을 일반 국민들에게 자세히 공개하고, 부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채를 발생 원인별로 분석해 산출하는 구분회계 제도를 도입한다. 각 사업별 사후 심층평가제도 등 신규 검증 제도도 실시한다.
경영쇄신을 통해 저렴한 공공요금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효율성도 높인다. 상시적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해 공공기관의 경영상 문제점을 제때 해결하고, 매년 공공기관 기능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공공기관 기능점검은 매년 259개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하지는 않고, 특별한 문제가 노출되거나 국정과제 수행상 꼭 필요한 기관을 중심으로 대상을 선별해 주기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사회적으로 공공기관 신설 요구가 많지만, 신설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시장화테스트 제도를 도입하는 등 신설 타당성 점검장치를 강화하고, 설립 이후 3년 동안의 운영성과를 평가해 미흡한 기관은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 '낙하산' 줄 자른다…"탈 많은 공공기관 인사 개혁" = 특히 공공기관 경영의 책임성을 높이고, 인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관장 선임방식 등 공공기관 인사시스템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우선 공공기관장 등에 부적격자가 선임되지 않도록 '임원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기관장, 감사 등 임원들의 직위별로 전문자격 요건을 한층 구체화한다. 현재는 공공기관장 자격요건이 단순히 '업무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최고 경영자의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만 규정돼 있어,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비일비재했던 원인이 됐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운법)'에 기관장 등 임원 자격요건 원칙을 제시하고, 개별 기관들이 SOC·에너지·보건 등 기관별 특성을 고려한 임원 자격요건을 마련하도록 제도화할 방침이다.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이 갖고 있는 공기업 비상임이사 임명권도 주무부처 장관에게 이임하는 등 각 주무부처의 공공기관 인사 자율성과 책임성도 높이기로 했다.
공공기관장의 경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기관장들이 기관의 성과에 보다 책임을 지고 일하도록 기관장 평가를 기관 평가로 통합한다.
□ 공공기관 일자리, "4년간 7만개 늘린다" =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운 고용률 7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공기관 일자리도 대폭 늘린다. 앞으로 4년 동안 공공기관에서 총 7만여명을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년퇴직자 등으로 채용수요가 발생할 경우 유망분야, 국정과제 분야 등을 중심으로 2만4500명 가량의 인력을 재배치하고, 대체인력 채용을 활성화하는 등 제도개선으로 1만5000명 가량을 채용한다.
공공기관별 시간제 근로 활용계획을 수립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 등으로 선택형 일자리 4500여명을 새롭게 채용한다. 통신보안, 안전관리, 보건복지, 신규 부가가치 창출분야 등을 중심으로 2만6000여명의 신규 인력도 뽑는다.
또한 공공기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오던 스펙중심 평가의 서류전형과, 단순 지식 위주의 필기시험을 개선하는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을 실시한다.
공공기관들이 다양한 업무분야별 특성에 맞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공통 인성·업무능력 평가에 더해, 기관별 특성을 반영한 직무능력 평가 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하고, 시간제근로도 활성화한다. 여성인력 채용 목표비율도 제시해 여성인력을 늘리고, 기관별로 지역인재 채용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김철주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공기관이라는 비전 하에 효율성, 책임성, 투명성 등을 공공기관 정책의 3대 원칙으로 설정했다"며 "공공기관 부채관리 강화, 임원추천위원회 독립성 강화, 일자리 확대 등 8대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