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내부승진 많아지진 않는다" = 정부가 8일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방향'을 발표하고 공공기관의 기관장, 감사 등 임원들의 직위별 전문자격 요건을 구체화하는 등 공공기관 인사에 전문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공공기관장의 전문성을 강화하더라도 내부승진이 많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치권 또는 관료계 인사들의 퇴직 이후 대표적인 '철밥통'으로 알려졌던 공공기관장 자리에 '낙하산' 인사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공공기관 기관장, 감사 등 임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 공공기관장 등의 전문자격 요건을 법으로 구체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각 공공기관에 꼭 맞는 전문성을 갖춘 내부 인사들을 기관장 등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데에는 여전히 정부가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실효성 있는 공공기관 인사시스템 개선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정부는 8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공공기관 인사시스템 개선 방안 등을 담은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방향'을 심의·의결했다.
특히 정부는 공공기관에게 실질적인 자율경영을 보장하되, 인사 전문성은 보다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공공기관의 기관장 등에 부적격자가 선임되지 않도록 임원추천위원회의 역할을 보다 강화하고, 임원들의 직위별 전문자격 요건을 보다 구체화하겠다는 방안이다.
우선 역량있는 인사를 공공기관 기관장 등 임원에 선임할 수 있도록 임원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관장, 감사 등 임원 직위별 전문자격 요건도 한층 구체화한다. 현재 기관장 자격요건은 '업무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최고 경영자의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단순히 규정돼 있어 낙하산 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운법)'에 공공기관 임원들의 자격요건 원칙을 제시하고, 인사운영지침에 따라 개별 기관이 직위별 특성과 여건을 반영해 자격요건을 규정화하기로 했다.
SOC, 에너지, 보건 등 각 공공기관의 주요 업무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자격요건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낙하산 방지를 위한 이와 같은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업무에 가장 많은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내부직원들의 임원 승진은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공공기관 전체의 경영을 맡아 볼 기관장 등 임원의 경우 내부 업무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기관 운영과 관련된 외부적인 전문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공기관장의 전문성을 높이면 내부승진이 많아질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 차관은 "전문성은 내부에서 키워오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런데 경영을 하다보면 내부 말고 외부적인 전문성도 많이 작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내부승진이 많아진다고는 볼 수 없다"며 "일반적인 경영능력과 해당 부분 전문지식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갖춰진 분들을 많이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