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금융권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은 단연 '재형저축'이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신입 사원의 목돈 마련 통장으로 인기를 끌었던 재형저축이 18년 만에 부활하면서 저소득층 근로자의 재산 형성 기회가 활짝 열렸다.
저금리 정책이 길어지며 정부의 금융 지원에 대한 요구가 늘었고, 특히 '100세 시대 은퇴 준비'가 금융권 과제로 떠오르며 세제 혜택의 중요성이 커졌다.
재형저축은 일반 적금보다 이자율이 높으면서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가 허용됐다. 정부는 연봉 5000만원 이하, 소득 3500만원 이하의 사업자가 가입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과거의 재형저축과 비교할 때 이자가 턱없이 낮은 3~4%에 그치면서 인기는 당초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출시 첫날에는 약 30만개의 계좌가 신청됐으나 3월 139만개, 4월 164만개, 5월 172만개로 증가율이 차츰 둔화돼 갔다. 가입 자격을 갖춘 근로자 900만여명 가운데 가입자 수는 171만명(19%)에 불과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장기 펀드 소득공제'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2일 금융위원회는 10년 이상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가입자가 한 해 600만원까지 납입할 경우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키도록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식에 40% 이상 투자하는 신규 펀드 중 급여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현행 소득세는 과세표준에 따라 6~38%의 세율이 적용된다.
각종 공제를 제외한다고 가정할 때 연봉 4600만원의 근로자는 600만원을 투자할 경우 240만원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세금이 36만원(15%) 줄어드는 효과이다.
하지만 자영업 종사자 등 사업자는 이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이 정확하게 집계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제외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