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는 철강업계의 각오와 다짐이 예년과 다르다. 지난해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경기침체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철강업계는 현재의 상황을 '혹한기'라고 표현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신년 시무식을 거행하면서 예년과 달리 CEO 신년사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신년사의 내용이 희망과 축하의 분위기를 외부에 전달하기 보다는 내부적인 각오와 결속을 직원들에게 촉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철강업계 모두가 2014년 한 해는 어려운 환경과 싸우는 치열한 기간이 될 것으로 각오하고 있다.
포스코 "2013 경영환경 '혹한기'...올해도 숨돌릴 틈도 없이 질주해야"
◆…포스코 정준양 회장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 한 해를 '혹한기'로 표현했다. 그리고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도 양호한 성과를 낸 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를 회고하며 "가히 혹한기라고 할 만큼 어려웠지만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소재ㆍ에너지 기업으로 진화 등 미래를 차질없이 준비했다"며 모든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올해의 계획에 대해서 정 회장은 '글로벌 No. 1' '경쟁력 No.1' '수익력 방어'를 핵심 메시지로 강조했다.
정 회장은 "숨돌릴 틈도 없이 질주하라고 다그치는 듯 해 새해 첫날 부터 다소 부담되는 얘기"라고 전제하면서 "당면한 위기와 기회, 숙명적인 시대적 과업을 자부심과 전통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핵심과업으로는 수익성 기반 사업, 글로벌 리스크 관리, 일류사업 육성, 창조경제에 걸맞는 소프트 경쟁력 등을 제시하며 안전하고 행복한 포스코 패밀리를 구현하기 위해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현대제철 "순직한 분들께 깊은 애도... 새해는 달라진 위상으로 출발"
◆…현대제철 박승하 부회장
현대제철은 생산능력 확대와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으로 올해는 새로운 모습으로 출발하자는 다짐을 보였다.
현대제철 박승하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쇳물에서 열연, 냉연을 생산하는 명실상부한 일관제철을 완성"했다고 2013년을 돌아보며 "2400만톤 생산체제는 머지 않은 장래에 현대제철이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발돋움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현대제철의 비전을 공개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있었던 사고와 관련해 "제철소 건설과 조업과정에서 안타까운 사고로 순직하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그분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서 "건설산업은 침체의 끝을 가늠할 수 없고, 자동차산업도 수입차 공세, 엔화약세 등 거센도전에 직면해 있고, 조선산업도 회복까지 1~2년 시간이 필요하다"고 철강업계의 경영환경을 분석한 후 "안전경영 등 기본에 충실한 성장, 고객과 소통하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동국제강 “강점에 집중, 기본에 충실...도전적 문화로 60주년 맞이하자”
◆…동국제강 남윤영 사장이 시무식후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동국제강 남윤영 사장은 ‘2014년 시무식’에서 “강점에 집중하고 기본에 충실해 달라”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7월 창립 60주년을 맞이한다. 남윤영 사장은 시무식에서 “사람으로 60세는 환갑으로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가 있다"며 "동국제강도 찬란한 60년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재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사장은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태도로, 집중해야 할 일과 버려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며 “과거의 성공방식에 머물지 말고, 일상적인 노력을 넘어서 회사의 정제된 강점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 해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제조업은 강점에 집중하고, 기본에 충실할 때 새로운 힘이 생기고 경쟁력과 도약력이 생긴다”며 “등산을 하듯이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발을 내딛다보면 어느새 큰 성취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또 “물은 99도가 되도 끓지 않는다. 마지막 1도를 더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동국제강의 도전 문화를되새겨 올해 각오를 새롭게 하자”며 “파도가 오면 두려워 말고 파도 타기를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