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벨기에, 홍명보·김신욱·김승규 <사진: KBS 2TV 중계화면 캡처>
'대한민국 벨기에, 홍명보·김신욱·김승규'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벨기에라는 산을 끝내 넘지 못한 채 16강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홍명보 감독의 고집은 김신욱과 김승규(이상 울산)의 활약에 여실히 드러났다.
김신욱과 김승규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각)부터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펼쳐진 벨기에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예선 최종전에 선발 출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직전 평가전부터 조별예선 1, 2차전까지 박주영(아스널)과 정성룡(수원) 선발 카드를 고집처럼 빼들었다. 하지만 승리가 절실했던 벨기에전에서 드디어 김신욱과 김승규라는 결단을 내렸다.
'거인' 김신욱 카드는 벨기에의 장신 센터백을 상대로 빛을 뿜었다. 김신욱은 경기 내내 두 명의 벨기에 선수들을 달고도 공중볼 다툼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경기장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활동량으로 주변 선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줬다.
공중볼 외에도 김신욱은 전반 11분 골킥을 유도하려는 벨기에의 반 바이텐(바이에른 뮌헨)과 끝까지 경합을 벌여 공을 터치라인으로 밀어냈고, 전반 44분 수비까지 도우며 스테번 드푸르(포르투)의 퇴장까지 유도했다. 김신욱의 활약에 니콜라스 롬바르츠(제니트)와 무사 뎀벨레(토트넘 홋스퍼)는 그림자처럼 붙으며 공간을 내줘야 했다.
특히 김신욱이 후반 20분 김보경(카디프 시티)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나가자 한국은 10명이 뛴 벨기에를 상대로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했다. 김보경에게서 눈에 띄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김신욱의 존재감이 더욱 빛난 대목이다.
김승규 역시 슈퍼세이브를 수차례 선보이며 골문을 지켰다. 전반 9분 벨기에의 크로스를 빠른 판단력으로 나와 커트했고, 전반 36분 날카롭게 들어온 프리킥을 안전하게 뒤로 쳐냈다. 전반 42분에는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의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잡아내 지켜보는 축구 팬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아쉽게 얀 베르통언(토트넘 홋스퍼)에게 실점했으나 김승규는 후반에도 선방쇼를 펼치며 뒷문을 든든하게 했다. 김승규의 활약은 앞서 알제리전에서 판단 미스로 골을 내준 정성룡의 움직임과 확실히 비교됐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가 끝난 뒤 김승규에 대해 "편안하고 안정적인 선방"이라고 칭찬했다.
결국 대한민국은 김신욱과 김승규의 활약에도 벨기에에 0-1로 패해 1무 2패, 승점 1점으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두 사람의 활약은 분명한 수확이지만 홍명보 감독의 앞선 선발 카드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대한민국 벨기에전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한민국 벨기에, 잘했지만 아쉽다", "홍명보, 김신욱·김승규 진작 썼으면 좋았을 걸"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