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 중 약 700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 후 정부가 추진해온 규제 개혁의 일환으로 현장 조사 결과 약 1700개의 규제가 검토 대상에 올랐고 이 중 40%가 개선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일부 규제는 오히려 강화될 전망이다.
10일 금융위원회는 금융 규제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향후 매년 9월을 '금융 규제 정비의 달'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금융 규제 개혁은 선진국의 빅뱅(Big Bang)적 접근을 통한 위기 돌파 사례를 벤치마크했다고 금융위 측은 전했다.
큰 틀은 금융회사의 규제, 금융 이용자의 규제를 해소하는 것이다.
우선 기술평가 시스템을 활성화해 창업자의 대출, 보증과 관련한 규제를 개선한다. 이에 따라 만 17세 이상의 고등학생도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으면 창업 시 3억원까지 특례 보증을 받을 수 있고 기술 우수 창업자의 연대보증은 면제된다.
실패 중소기업이 재기를 지원 받을 수 있는 길도 넓어진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상장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시장 진입 요건을 완화하고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코스닥에서 코스피로의 이전 상장을 활성화한다.
금융투자업의 규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후 금융투자업계가 상당히 침체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인가 단위는 42개에서 13개로 줄어들며 소요 기간은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된다.
아울러 자산운용업의 자문, 일임, 사모펀드 운용업에 대해 진입을 완화하고 등록제로 운영한다.
종합 금융투자 사업자의 외국환 신용공여 업무도 가능해진다. 종합 금융투자 사업자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금융투자회사로 현재 삼성·현대·KDB대우·한국투자·우리투자증권이 해당된다. 이는 기획재정부와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은행의 경우 장외 파생상품 매매와 중개업이 허용된다.
개인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한 계좌에서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되는 점이 눈에 띈다. 세제 혜택을 통합적으로 부여해 국민의 자산 형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불필요한 제출 서류를 감축해 연간 최대 120억원을 절감하고 주부나 외국인이 신용카드 발행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소득 증빙 발급 요건을 완화한다. 아울러 담보 주택이 재개발 및 재건축될 경우 주택연금 계약이 유지되도록 해 소비자 피해를 줄일 계획이다.
단, 금융회사의 과징금 부과 등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공시와 내부 통제, 소비자 교육을 강화한다.
권대영 은행과장은 "금융회사의 준법 감시인 지위를 상향 조정하고 내부 고발제, 명령 휴가제, 순환 근무제를 도입해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