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임종룡 내정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다운계약서·위장전입 시인 "송구스러워"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11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아직 위기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임종룡 내정자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는 유의해야 하지만 시스템 리스크 수준은 아니다"라며 가계부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밝혔다.
임 내정자는 또 유관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의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경제활성화 차원의 거시적 대응도 필요하다"며 "취임하면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게 가계부채 협의체를 만들자고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내정자는 또 민간금융회사에 대한 인사 개입을 철저히 막겠다고 약속했다. 임 내정자는 "정부가 민간금융회사의 인사에 개입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간금융회사가 의지를 가지고 전문성을 가진 인사를 등용할 수 있도록 부당한 인사압력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KB금융지주 사장직 부활이 중단된 것과 3개월 동안 국민은행 감사를 선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정치권의 인사압력 때문이라는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적에 임 내정자는 "KB사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청와대나 정치권의 부적절한 인사압력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관철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임 내정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과 관련해 노사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노사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한 뒤에야 조기통합을 승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해서는 신속한 매각에 중점을 뒀다. 임종룡 내정자는 "공적자금 회수를 목표로 우리은행은 신속하게 민간에 매각해야 한다"며 "다양한 매각방식을 공론화하고 우리은행의 가치도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핀테크에 대해서는 금융개혁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내정자는 "자본시장 성장 잠재력, 세계적 수준의 IT 인프라 등 강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핀테크 성장기반을 탄탄하게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핀테크 업계와 금융회사, 정부 간 협력체계를 통해 관련 규제를 지속 개선해 나가고, 핀테크지원센터를 설립해 자금조달부터 행정, 법률상담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내정자는 또 "인터넷전문은행은 도입돼야 한다"며 "오는 6월까지 설립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산분리라는 기본적 원칙을 유지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작동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안방법을 마련하고, 대기업의 사금고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드업계의 수수료 원가를 점검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임 내정자는 "카드 수수료가 전반적으로 인하될 여건은 조성됐다"며 "(금리를) 더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 내정자는 다운계약서와 위장전입 의혹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탈세나 투기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종룡 내정자는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대해 "당시 관행이라서 그렇게 한 것이며 탈세 의도는 없었다"며 "철저히 챙기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직장주택조합이 유행이어서 주택조합에 가입하기 위해 위장전입을 했으나 그로 인해 경제적 혜택을 받은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