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새누리당 강석훈 조세소위원장이 조세소위 시작에 앞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여야가 법인세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신설하는데 합의점을 찾음에 따라 내년부터 당장 기업들의 세부담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행 이월공제 허용기간이 10년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뿐, 사실상 결손으로 인한 부담을 다 털어낼 수는 있다.
1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제2차 조세소위에서는 기업들의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정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정부안)을 통과시키는데 여야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월결손금 공제란 기업이 결손금, 즉 적자가 있을 경우 이를 현재의 이익(법인세 과세표준)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예를 들면 특정 해 적자가 5억원이 나고 다음 해 이익이 10억원이 났을 경우 10억원에서 5억원을 뺀 5억원을 기준으로 법인세를 납부하는 것이다. 현행 법인세법에 따르면 이월결손금은 최장 10년간 적용할 수 있으며, 공제율은 100%다.
하지만 이번 조세소위에서 여야는 합의에 따라 앞으로 일반기업의 경우 각 사업연도 소득의 80%를 한도로 이월결손금을 공제할 수 있다. 단, 중소기업과 회생계획 이행 중인 기업 등은 현행과 같이 이월결손금을 한도 없이 100% 공제율을 적용한다.
정부안의 취지는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설정해 이월결손금 공제가 특정 사업연도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통해 흑자법인으로 하여금 매년 최소한의 법인세 부담을 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조세소위 검토보고서는 "대규모의 이월결손금이 형성된 법인의 경우, 당해연도에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이월결손금 공제를 받아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실제로 2014년 신고기준으로 1만2570개의 일반법인은 흑자법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월결손금 공제를 통해 소득금액 전액 공제받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14년에는 8만1951개 법인이 22조8911억원의 이월결손금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와 예산정책처는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신설할 경우 2016년에는 980억원, 2017년에는 3310억원, 2020년에는 210억원의 세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측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이 중 일본은 65%의 공제한도를 둔 것과 반해 우리나라가 100%의 공제한도를 두는 것은 과도한 세제혜택이라는 지적도 있어왔다.
정부는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신설하더라도 기업의 실질적인 부담은 크게 증가하지 않으며, 해외 사례를 봤을때도 공제한도 신설은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기업 등은 여기에 지속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