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제 52회 세무사 시험에 합격하게 된 김소은 (강원대학교,정보통계학과)입니다. 저는 공부기간 4년의 기간 중 3년을 직장 생활과 병행했습니다.
저의 합격 수기가 공부와 직장 병행을 고민하는 수험생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수험생활 기간
2011년 7월 ~ 2012년 3월 : 공인회계사 1차 불합격
2010년 첫 직장을 그만두고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결과는 낙방.
회계사 시험을 포기하기로 하고 3월에 취업준비를 하며 재정학 공부를 했고 4월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 4월 : 세무사 1차 합격
4월에 취업을 하고 한 달 정도는 직장과 병행해 공부했습니다. 결과는 1차 합격.
회계사를 공부했던 것이 굉장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재정학은 3월부터 강의를 듣고 공부를 했습니다. 재정학은 회계사 시험 범위엔 없지만 미시경제학과 겹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3월부터 시작해도 충분히 고득점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12년 4월~7월：세무사 동차 불합격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해야 했기 때문에 2차는 사실상 포기 상태였습니다. 주말마다 세법학 동차강의를 들으러 학원을 다녔지만 서술형 시험이 낯설기도 했고 당시에는 무슨 자신감인지 유예에 모든 것을 걸기로 하고 동차를 포기했습니다.
2012년 7월~2013년 7월 : 세무사 유예 불합격
2012년 동차 시험이 끝나고 지금의 남편과 연애, 결혼 준비로 유예 시험을 포기했습니다. 시험장에 갈까 말까도 고민하고 싶지 않아 2차 시험 날에 상견례를 했습니다.
결혼과 유예시험을 맞바꾼 선택이었습니다.
정말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려버린 선택이지만, 그 당시엔 제 선택에 확신이 있었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2013년 8월~2014년 8월 : 직장 생활
유예를 포기하고 직장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을 때 언젠가 아기를 낳고 회사를 쉬게 되었을 때 다시 취업해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일을 하고 싶었기에 전문 자격증 취득은 필수라 생각되어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14년 9월~2015년 4월 : 세무사 1차 시험 준비 * 직장 생활 병행
퇴근 후 시간, 주말 시간을 세무사 1차 시험 준비에 매진했습니다. 2차 시험까진 생각할 겨를 없이 무조건 1차만 합격한다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1차만 합격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고 최소한의 과목만 들고 갔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굉장히 위험한 공부 방법입니다.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1차 준비를 하다가 2월 중순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1차 시험에 매진했고 다행히 그 해 1차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 5월~2015년 8월 : 세무사 2차 동차시험 준비
생동차라고 말할 순 없지만 2012년 2차 시험과 유예시험을 포기했던 터라 서술형인 2차 시험은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동차 기간은 3개월가량으로 짧았기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동영상 강의로 2차 과목을 수강했고 전 과목 동영상 강의를 신청했지만 재무회계와 원가회계는 독학을 하며 모르는 부분만 강의를 보는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1차 시험에 법인세와 소득세의 일부를 포기해 동차 시험 준비는 정말 버거웠습니다. 3개월가량의 동차시험 준비 기간이 끝나고 2차 시험 날 8월8일, 그 날은 제 생에 잊을 수 없는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긴장감에 식사를 할 수 없어 아침, 점심을 거의 먹지 못하고 시험을 치뤘습니다. 2교시 회계학 2부 중간에 포기하고 나가고 싶었지만 나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남들도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자리를 지킨 그것만으로도 내가 할 일은 다했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시험 공부방법
인터넷 강의 vs 실강
저는 직장 생활과 병행했기 때문에 모든 강의는 인터넷 강의로 들었습니다. 전업 수험생들과는 달리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유연하게 쓰고자 인터넷 강의를 활용했습니다.
인터넷 강의는 실강과 달리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강의를 1.6배속~2배속으로 빠르게 들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유일하게 학원에 직접 가서 강의를 들은 것은 2012년 동차 준비를 하며 주말마다 세법학 동차 강의를 들으러 간 것과 모의고사를 보러 갈 때뿐입니다.
복습시점
강의는 1.8배속~2배속으로 들었고 강의를 듣고 바로 복습하는 방법이 아닌 강의를 몰아서 듣고 한꺼번에 복습하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예를 들어 재정학이라고 하면 하루에 강의 6~8강 정도로 계획을 하고 2주내로 모든 강의를 끝내고 그 후 1주 동안 재정학 전체 1회독을 시작하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을 한 번에 강의를 들으면 과목별로의 개괄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됩니다. 디테일하게 들어가서 모르는 부분이 발견되면 강의를 다시 찾아 듣곤 했습니다.
절대적인 시간이 중요한가?
저는 절대적인 시간도 어느 정도 중요하겠지만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스톱워치를 두고 공부를 했지만 하루에 최소 몇 시간을 채워야 하기 보다는 몇 시간 내에 내가 계획한 공부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시간을 재며 공부했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책상에 오래 앉아있다고 공부를 오래 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하지만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것보다 얼마나 맑은 정신으로 몰입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공부량을 기록해 놓은 저의 포스트잇을 살펴보다 보면 어느 날은 6시간도 채우지 못한 날이 있고 어느 날은 10시간 이상을 한 날이 있듯 매일 매일 컨디션에 따라 공부 시간이 달랐습니다.
하지만 매일 매일의 공부 시간에 집착하기보다 일주일에 내가 해야 할 양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공부 시간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암기 사항 정리하기
수험 공부를 하며 피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암기일 것입니다.
암기는 정말 못하는 체질이라 암기 노트도 만들어 보고 앞 글자를 따서 외워보는 등 정말 암기를 쉽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제가 터득한 방법은 암기할 사항이 생기면 조금 큰 정사각형 포스트잇에 내용을 적어 두고 보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암기할 사항이 생기면 같은 방법으로 포스트잇에 내용을 적어 쌓아두고 쉬는 시간이나 밥 먹을 때 혹은 잠들기 전에 모아 둔 포스트잇을 부담 없이 읽어 보며 외운 내용은 버리고 또 암기할 사항이 생기며 추가하는 식으로 암기했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시험 당일 날 봐야할 것이 남아있는 몇 장의 포스트잇으로 정리가 됩니다.
정말 도움이 되었던 것이 2차 재무회계 문항 중 무형 자산 인식요건이 나왔는데 포스트잇으로 정리해 두었던 것이 그대로 나와 큰 어려움 없이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재무회계 (1차, 2차 공부 방법 동일)
맞는 강사를 찾기 까지 여러 책을 보는 것은 좋지만 빠른 시일 내에 맞는 강사를 찾아 1차시에 한 권, 2차시에 한 권으로 책 한권을 여러번에 걸쳐 공부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1차 시에는 7회독 이상, 2차시에는 5회독 정도 했습니다.
한 번에 맞은 문제들은 다음 회독 시 풀지 않았고 틀렸던 문제들을 줄여가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4회독 이상하면 끝까지 풀리지 않는 문제가 5~7문제 정도로 줄어들게 되고 그 수준의 문제는 시험에 나오더라도 시간이 부족해 풀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해 더 이상 풀지 않았습니다.
원가회계
원가회계는 전공 때도 재미있게 공부했던 과목이었고 회계사 1차 준비를 하며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과목이었습니다. 그래서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면서는 재무회계에 많은 비중을 두었고 원가회계는 객관식 강의를 따로 듣지 않고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강의를 추가해 듣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2차 시험 준비를 하면서도 원가회계에는 따로 시간을 추가해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원가 회계까지 공부할 그럴 시간도 없었지만 원가 회계 기초를 잘 다져두었던 것이 동차 준비시에 세무회계와 세법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무회계
1차 시험 대비
2011년 공부를 처음 할 때 세법개론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후 2014년에 다시 공부할 때에는 객관식 세법으로만 준비했습니다. 1차 시험 대비를 회사를 다니며 병행했기 때문에 법인세와 소득세의 일부는 포기하고 소득세 세액계산 전 부분과 부가가치세, 기타세법에 집중했습니다.
1차 과목들 중 세법에 가장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에도 틈틈이 세법 공부 시간을 추가해 세법에 많은 비중을 두고 공부를 했고 기타 세법은 2월 중순부터 시작했습니다.
기타 세법은 책을 분권해 매일 매일 읽어보는 식으로 공부했고 시험 막바지에는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2차 시험 대비
1차 시험을 준비하며 법인세와 소득세 세액계산 뒷부분을 포기했기 때문에 1차 시험 가채점을 하고 합격을 확신한 후 세무회계를 가장 먼저 시작했습니다.
2차 시험 강의 계획은 세무회계, 세법학, 재무회계, 원가회계 순으로 계획했습니다.
세무회계는 4회독 이상했고 이 또한 맞는 문제는 다시 풀지 않았고 틀린 문제를 없애가는 식으로 줄여가는 공부를 했습니다.
재정학
2011년에 처음 시작하였을 때 기본 강의를 들었던 터라 2014년에 다시 시작할 때는 객관식 강의만 들었습니다. 객관식 강의를 한 번 빠르게 듣고 일주일을 재정학에 투자해 큰 틀을 익힐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재정학은 2014년으로 역산해 5개년 치 기출 문제를 출력해 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는 따로 정리했습니다. 재정학 기본서와 서머리 책으로 공부했고 시험 막판에는 서머리로 단권화 해 반복해 공부했습니다.
암기 사항을 줄이고자 최대한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공부했고 이해가 끝까지 안 되는 부분은 통으로 암기했습니다.
회사법
저는 2012년 시험 당시 회계사 시험공부를 하며 상법 강의를 들었기 때문에 다른 법을 선택하지 않고 회사법을 선택했고 2014년에 공부를 다시 하면서도 다른 법보단 익숙한 회사법을 선택했습니다.
처음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분들께는 다른 법을 공부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회사법은 세무사 실무를 진행함에 있어 꼭 필요한 법이긴 하나, 우선 시험에 합격해야만 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적게 공부하고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세법학
세법학은 2012년 동차 시에 동차 실강을 들었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되어 동차 강의를 듣지 않고 유예 강의를 동영상 강의로 들었습니다. 유예 강의는 동차 강의처럼 강의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 빠르게 1회독 할 수 있었습니다.
동차 때는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공부 시간에 방해되는 것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기출 확률이 적은 Topic을 다루지 않는 동차 강의보다 많은 Topic을 다루는 유예 강의가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답안지 작성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아 시험 막판에 세법학 1부, 2부 GS 강의를 수강했고 4회 정도의 모의고사 연습을 통해 답안지 작성하는 요령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모법 답안지로 올라오는 복사본을 참고 했습니다.
세법학은 1부보다 2부에 더 집중해 공부했고, 국기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부가가치세법은 1차 시험과 2차 세무회계 범위와 동일하므로 나머지 개별세법인 상증세법, 지방세법, 조특법, 개별소비세법에 집중했습니다.
세법학 2부는 동차생이 약한 과목이라 과락이 날 확률이 많아 2부에 많이 집중했고 2차 시험 결과 세법학 1부,2부 모두 50점대로 과락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 마치며
날씨 좋은 날엔 놀러 나가고 싶고,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하며 놀고 싶은 유혹은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함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내가 지금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 맞나,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것인가 하는 내 안에서 발생하는 의문들이 저를 가장 힘들게 했습니다.
합격한 지금 생각해보면 그간 걸어왔던 4년간의 시간들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실감합니다. 오히려 그런 고민을 하며 우울함과 슬럼프로 보냈던 시간들이 괜한 고민이었다는 생각에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흔히 합격생들이 합격의 열매가 정말 달콤하다, 그러니 꼭 합격하라고 조언을 해주어도 공
부를 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선 와 닿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말 합격의 열매, 정말 달콤합니다. 합격이라는 단어는 그 간의 힘들었던 시간들을 보상해 주었습니다. 저는 단지 저의 꿈으로 가는 많은 계단 중 한 계단만 올랐을 뿐입니다. 그 한 계단을 오르기 까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올라야 할 남아 있는 계단을 오르기가 지금처럼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끝내 남은 계단들을 다 오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자리를 지키고 끝까지 버텨냈다는 것은 제게 있어 든든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꿈을 이루는 방법은 단 두 가지뿐입니다. 꿈을 낮추거나 포기하지 않는 것.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