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문가 "투자 포트폴리오 재정립하라"
미국이 9년 반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세계 각국이 금리를 올리는 등 금리인상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기준금리를 연 1.5%로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와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을 감안하면 계속 저금리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미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환경 변화로 재테크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투자자들. 투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정립해야 할까?
□ 예·적금 가입…시기를 늦춰라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위해 예·적금 등의 상품 가입을 고민 중인 투자자라면 가입 시기를 늦추거나 3~6개월짜리 단기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재 예·적금 금리는 1% 중반에 머물면서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인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면 우리나라도 금리인상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되고, 결국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예·적금 금리도 올라 지금보다는 금리 매력이 커질 수 있다.
시장 전문가는 "단기 예·적금에 가입하거나 가입을 미룬 뒤 금리 상승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주식 투자는 미국 등 선진국 주식 위주로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주식투자는 국내 증시보다는 선진국 증시에 수익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미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미국 증시도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사정이 다르다. 미 금리인상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악재가 되고 있고, 기업실적 악화와 수출 부진 등으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형 상품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면 해외에서도 신흥국보다 경기회복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나 경기 부양책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은 당분간 혼조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주가 등락 영향이 적은 배당주나 공모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안정적인 배당수익…리츠에 '주목'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기에는 부동산 임대료가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실물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수수료 등을 챙기는 리츠가 인기를 끈다.
리츠는 소액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한 뒤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금융상품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경기가 어느정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의미이다. 실업률 하락과 임금상승, 소비 개선 등 경기회복으로 부동산 공실률은 낮아지고 리츠의 임대수익은 커질 수 있다는 것.
경기회복세로 인한 금리상승은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부동산 임대료 역시 올라가기 때문에 리츠의 투자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대수익 뿐만 아니라 추후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발생한 차익도 투자자들에게 배분되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리츠는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실제 리츠의 인기는 수익률에서 나온다. 한국리츠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리츠저널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리츠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14.0%에 이르고 있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투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채권과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나오는 리츠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게 되면 부동산 시장도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리츠 수익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