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문동 아파트 화재 <사진: YTN>
지난 24일 쌍문동 아파트 화재 때 대피하면서 이웃 집 문을 두드려 사람들을 깨운 의인이 있어 화제다.
이날 연합뉴스는 화재가 발생한 13층 집 바로 아랫집에 사는 김경태 씨가 윗집에서 불이 난 것을 알고 1층까지 뛰어 내려가면서 다른 집 현관문들을 모두 두들기며 "불이야, 불!"이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오전 4시가 넘은 시간 윗집에서 쿵쾅거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나 계단을 통해 윗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 보니 윗집 큰아들이 소방 호스를 끌어다가 불이 난 현관문 안쪽으로 물을 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김 씨는 윗집 큰아들을 향해 "빨리 피신하자"고 외쳤으나 윗집 큰아들은 자기 가족이 갇혀 있는 집 안쪽으로 계속 물을 쐈다.
문득 아랫층 자신의 가족과 다른 이웃 생각이 났다. 김 씨는 우선 가족들에게 불이 났음을 알린 후 12층 맞은 편 집부터 1층까지 내려가면서 모든 현관문을 세게 두들기고 불이 났음을 알렸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윗층 큰아들이 불을 끄려 애쓰는 걸 보고 나도 도우려 했지만 이미 불길이 현관까지 번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야 시간이라 자고 있을 이웃들에게 알려야겠다 싶어 문들을 두들기며 소리를 질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새벽 4시30분께 쌍문동 15층짜리 아파트 13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약 1시간 10분 만에 꺼졌다. 불이 난 집에 사는 일가족 5명 중 부친 이모(45) 씨와 10대 딸 2명 등 모두 3명이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감식 결과 거실 텔레비전 뒤쪽의 전기 배선에서 불길이 시작된 흔적을 발견했다며 방화 등 다른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