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의무자가 착오로 세금을 더 냈다면 경정청구를 통해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경정청구는 세금 신고기한 내 납세자가 스스로 신고한 경우에 인정된다. 또한, 해당 세금의 신고기한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더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그러나 5년이 경과해도 세법이 특별히 인정하는 경우에는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 '최초의 신고ㆍ결정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을 때'이다.
즉, 세금신고의 기초가 된 거래의 내용 등 사실관계가 판결에 의하여 바뀐 경우이다. 이에 따라 세금을 돌려달라는 청구를 후발적 경정청구라고 한다. 후발적 경정청구는 그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3월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대법원은 최근 “최초의 신고 등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를 다른 내용으로 확정하는 판결이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법에서 정한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한다”며 “납세의무자가 그 판결에서 확정된 내용을 통상의 경정청구사유로 다툴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납세의무자의 정당한 후발적 경정청구가 배제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에서 납세자는 부동산을 양도하고 신고기한내에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했다. 그 후 과세당국은 납세자가 양도가액을 적게 신고했다는 이유로 양도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이러한 부과처분에 대해서는 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90일이내 불복하여야 한다.
하지만 과세당국의 부과처분을 받은 날부터 90일은 물론 5년이 지난 후 납세자와매수인 사이의 매매대금에 대한 분쟁이 민사소송으로 확정되었다. 이 소송에서 법원은 과세당국이 부과처분할 때 보았던 양도가액보다 매매대금이 더 적은 것으로 판결했다.
납세자는 이 판결에서 확정된 매매대금을 근거로 계산한 양도세를 계산한 다음 초과하는 세액을 돌려줄 것을 요청하는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였다.
하급심은 매매대금을 얼마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것은 양도세를 신고할 당시부터 존재하였다는 전제에서 “처음부터 존재하던 사유를 이유로 한 통상의 경정청구를 인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후발적 경정청구까지 허용한다면 원시적 사유임에도 소송을 통하여 후발적 경정청구기간과 쟁송기간을 제한한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민사 판결에서 매매대금이 감액된 것으로 확정되었으므로 과세당국의 부과처분이 정당하게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납세자의 후발적 경정청구는 허용되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경정청구 제도는 납세자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세금을 신고할 때 전제하였던 사실관계가 추후 민사소송으로 다르게 확정되어 세금을 더 낸 꼴이 되었다는 것이 확인된 경우에도 기간이 경과하였다고 더 낸 세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면 경정청구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지게 된다.
납세자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납세자의 권리를 두텁게 하기 위한 것이 후발적 경정청구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판결은 납세자의 경정청구권을 두텁게 보장하도록 세법을 해석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법원2017.9.7. 선고 2017두41740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