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무엇이 기준일까? 금과 비교한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원화, 위안화, 유로화와 비교한 가치는 안 떨어지고, 서서히 오르고 있다.
브레튼우즈체제가 시작될 때 달러는 금 1온스당 35달러에 고정되었다. 그런데 미국이 달러가 지급보증한 금의 수요가 늘어나고 미국 무역적자가 커져가자 미국은 달러로 금의 교환을 보장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달러의 금본위제를 포기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지금은 1온스당 200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달러 가치의 엄청난 하락이다. 금은 인류가 가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그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고, 모든 상품이나 제품의 기준이 되어왔다. 그렇기에 달러의 가치를 금과 비교했을 때 '달러의 절대가치는 금과 비교했을 때 2000달러다.'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는다.
지금부터 20년전, 2003년 6월 1일의 달러인덱스는 95.011이었다. 달러가치가 가장 낮을 때는 2008년 3월 1일 72.165였다. 그런데 5월 17일 현재는 102.528이다. 최근 20년 동안을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치를 무려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달러 가치의 엄청난 상승이다. 세계의 모든 통화는 각 국가 간의 구매력과 같이 인간이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변동한다. 그리고 한 나라의 통화가 영원한 적은 없다. 심지어는 최근 수십년 사이에 여러 개의 통화단위로 바뀐 나라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나라 통화간의 가치는 수시로 변한다. 그리고 경제가 잘 될 때 그 나라의 통화가 강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환율은 다른 나라의 통화와 비교한 상대적 가치이다.
그런데 지금의 미국을 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무려 31조 달러라는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그만큼 달러를 찍어냈다는 말이다. 당연히 달러 가치가 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달러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반면에 달러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강해진다는 것은 역시 다른 통화와 비교해서 강해진다는 의미이지, 금과 비교해서 강해진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한국의 원화나 중국의 위안화가 달러보다 강해질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비록 중국 위안화가 달러의 시장 점유율을 다소 빼앗을 수는 있지만, 상당한 정도로 달러 패권을 가져가리라고 기대하는 전망은 아직 없다. 이는 아직도, 앞으로도 달러에 대한 중국 위안화의 상대적 가치가 달러보다 높아질 가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원화는 달러보다 강해질 수 있을까?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미국보다 경제가 더 강하게 하면 된다. 패권을 가질 정도가 아닌, 미국의 경제가 죽을 쑤고 있을 때 한국 경제는 조금 덜 나빠지면 당연히 달러대비 원화는 강해진다. 세상 다른 나라들의 경제가 미국보다 나빠지고 있어서 강달러는 유지되고 있고, 심지어는 더 나빠지기도 한다. 한국의 경제도 나빠질 것을, 한국 원화가 달러대비 환율이 올라갈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세계의 문화계는 한국인이 휩쓸고 있다. K-pop K-classic, K-food, K-drama 등등. 문화를 지배한 민족이 세계를 지배하고, 경제를 지배한다. 왜냐하면 그만큼 창의적이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어려움도 우리의 창의성으로 발전하거나, 최소한 덜 나빠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다른 모든 통화대비 원화의 상대적 가치는 무척 올라간다. 그 때를 기대하자. 필자가 쓴 졸저 <초강달러 시대, 돈의 흐름>이라는 책도 이러한 흐름을 알려주기 위해 썼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