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필리핀 망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일본이 30년째 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리스, 이탈리아, 이집트는 망한 지 천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버티고 있다.
첨예한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 두 나라는 세계를 보는 시각이 매우 다르다. 미국은 자유-자본-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고, 중국은 공산-중화-독재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설득이 절대 되지 않는다. 끝까지 간다. 언제까지. 둘 중의 하나가 끝을 볼 때까지이다. 러시아처럼.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 언제 둘 중의 하나가 끝이 날까?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 보면 미국이 부자이고 민주주의라서 당연히 이길 것 같지만,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사례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결국 스파르타가 이겼다. 남북한의 경쟁도 그렇다. 지금 남한이 북한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 것 같지만, 남한 내에서 북한의 지령을 받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꼭 남한이 이기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이 흥할 이유와 망할 이유들을 꼽아보고 종합 평가해봐야 한다. 우선 미국이 흥할 이유는 간단하다. 현대 경제가 필요로 하는 천연자원이 거의 미국에 있고, 저급과 고급 노동력 또한 풍부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외부에서 공급되고 있다. 미국이 쉽게 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이다.
반면에 미국이 망할 만한 이유도 많다. 민주주의를 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다보니 시끄럽다. 의견일치가 잘 되지 않고 늘 분열되어 있다. 게다가 마약범죄가 심각하다. 다문화 국가라서 장점도 있지만, 구성원들 간의 화합과 갈등이 늘 문제를 일으킨다. 빈부격차가 심각하다. 선진국 중에서 가장 부의 양극화가 크다. 이러니 나라가 잘되는 게 이상할 정도이다.
중국이 잘 될 이유는 많다. 우선 인구가 많다. 경제에서 인구가 많다는 것은 소비와 생산할 여력이 크고, 그 중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가능성도 높다. 뭘 만들어도 싸게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의견의 대립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에서 정하고 일사분란하게 힘을 합쳐서 추진한다. 한국은 그런 기간이 비교적 짧았지만, 중국은 1945년이래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꽤 오랜 기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무역흑자는 매년 거의 천억불에 달하고 있고, 이 돈으로 일대일로 등 대외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어, 우호적 국가도 많이 생겼다.
반면에 중국이 잘 되지 않을 이유는 별로 없다. 내부적으로 부채가 크다고 하지만, 얼마나 큰 지 알려져 있지 않아 구체적인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중국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이에 대한 개선점을 제시하기도 어렵다. 세계적인 기업가 마윈이 시도했다가 한 방에 갔다. 이런 점들을 보면 단연 중국이 미국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것 같은 분위기이다.
하지만 장기 전망을 보면 좀 다르다. 장기 전망의 가장 확실한 추세는 바로 인구이고, 사람들의 이동이다. 미국은 여전히 사람이 늘어난다. 자국 내에서의 출산도 줄지 않지만, 외국에서 이민 오는 사람들은 여전히 제한해야 할 정도로 넘쳐난다.
중국은 이와 정반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살아남을 전망이 크다. 그렇다면 언제쯤이면 두 나라의 갈등이 끝날까? 난 보고 싶지 않다. 그냥 이렇게 대충 갈등하면서 그럭저럭 지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둘 중 하나가 끝이 나면, 결과는 별로 보기 좋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