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장에 김종철 경호차장 임명…野 "'입틀막'에 승진으로 화답"

민주 "입틀막 심기 경호, 출세 지름길이라는 가이드라인 제시…심각한 도덕적 해이"

진보 "윤 대통령, 자신의 심기 경호에 대한 보은 제대로…제왕적 대통령 모습"

김종철, '입틀막’ 과잉 경호 논란에 "원칙과 프로토콜 따라 이뤄진 것"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병무청장으로 김종철 대통령경호처 차장을 임명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입틀막'에 승진으로 화답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지난 1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 경호처는 과잉 경호, 심기 경호로 '입틀막' 논란을 일으키며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곳"이라며 "책임자를 경질하고 사과해야한다는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1급인 김 차장을 차관급인 병무청장으로 승진시켜준 셈"이라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입과 표현의 자유를 틀어막은 행패를 일벌백계해도 모자랄 판에 시혜성 영전을 감행하는 건 총선 민의를 무시하는 귀틀막 처사"라며 "입틀막 심기 경호가 오히려 출세의 지름길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민들을 상대로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입틀막 국정 기조를 앞으로도 고수하겠다는 무도한 선언과도 같다"며 "국민이 명령한 국정기조 전환의 시작은 제대로 된 인사다.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는 레임덕만을 초래할 뿐이다. 윤 대통령은 당장 이번 인사를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진보당 김도현 부대변인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이 자신의 심기 경호에 대한 보은을 제대로 했다"며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인사다. 경질을 해도 모자란 판에 사실상 승진이라니, 이쯤 되면 국민과 싸우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앞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지난 1월 전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윤 대통령에 항의하다 경호처에 의해 입이 막히고 사지가 들린 채 끌려나가면서 이른바 '입틀막' 과잉 경호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어 지난 2월 대전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비판하던 신민기 졸업생도 입이 틀어막혀 끌려나간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임 병무청장에 김 청장을 임명하는 안을 재가했다. 오늘(13일) 취임한 김 신임 청장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해 '입틀막'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경호 원칙과 프로토콜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과잉 경호에 대해) 여러 관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여러 관점이 있다고 해서 어느 건 맞고 어느 건 틀렸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을 위해서 우리가 다 근무하는 것이지, 다른 뜻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1965년생으로 육군사관학교 44기로 임관 뒤 육군 제7보병사단장과 합동참모본부 작전기획부장, 국방대학교 총장 등을 거쳐 대통령실 경호차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