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 우회·전쟁 자금 조달 차단 목적
우크라 침공 이래 시행된 15번째 제재 패키지
브렌트유, 전장比 1.84%·WTI 2.47% 상승
◆…러시아의 유조선 그룹인 소프콤플로트(Sovcomflot) 소유 라이베리아 국적의 원유 유조선 NS Captain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사진 로이터>
유럽연합(EU)이 서방의 원유 거래 제재 회피를 위해 동원된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을 겨냥,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수익원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유로뉴스 등 외신 따르면 EU 의장국 헝가리는 이날 27개국 회원국이 서방의 석유 연료 운송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러시아의 '그림자 선박'을 제재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재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행된 15번째 패키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와 관련 "EU와 G7은 크렘린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제재는 노후 선박 50척을 포함, 제재를 회피해 러시아 군사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국가의 기관 등을 겨냥할 예정이다. 유로뉴스는 외교관들을 인용, 러시아의 드론 생산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 일부 중국 기업도 제재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EU와 주요 7개국(G7)은 가격 상한제를 통해 배럴당 60달러 이상의 러시아산 원유 수출에 대해 보험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그림자 선단'을 이용, 일부 원유 수출 선박을 보험 없이 운행하고 있다.
유로뉴스는 약 600척으로 추정되는 '그림자 선단'이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데이터 조작, 위장, 위성 추적 대피, 선박 간 원유 이전 등을 통해 원유의 출처를 숨기는 등 기만적인 행위를 관행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당 선단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노후화된 선박으로 이루어져 있어 유럽 해역 안팎에서 환경 재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낳고 있다. EU는 선박의 열악한 상태가 석유 유출과 같은 환경 재난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며, 보험 부재로 인해 피해 복구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에너지 및 청정 공기 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2년 2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원유 수출로 4,750억 유로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는 전체 화석연료 수출 수익의 68%를 차지한다. 중국과 인도가 주요 구매국이며, 해당 원유는 두 국가를 거쳐 EU 시장에 다른 라벨로 판매되기도 한다.
국제유가는 이날 제재 발표 이후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84%(1.33달러) 상승해 72.52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48%(1.70달러) 오른 70.29달러에 마감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자금 흐름을 단속하려는 (EU의) 새로운 의지는 잠재적으로 시장에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우리가 주목해 왔던 수요 둔화 신호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