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분식회계 자진고백기업 '350개'
회계법인 품질감리도 금년부터 본격 실시
기업이 회계기준 위반을 자진해서 수정할 경우 감리 면제나 완화해줬던 분식회계 고백기간이 지난 3월말로 종료되면서 금융감독원이 본격적으로 회계감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국제회계기준의 단계적 수용 및 집단소송법의 전면시행에 따라 합리적인 감리기법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장기업 3년에 한번은 감리받는다 =금감원은 특히 금년도 심사감리 대상 기업을 전체상장법인의 17.5%인 280개사로 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매년 약 20%∼30%의 기업으로 확대, 감리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 정착할 예정이다.
전홍렬 금감원 부원장은 "미국의 경우 2002년 회계개혁법에 따라 상장기업의 경우 회계공시자료에 대해 최소한 3년마다 회계심사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우리도 감리대상기업을 확대해 현재 5년에 한번 꼴로 감리받고 있는 것을 3년에 한번은 받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사감리 대상기업은 2005년에 223개사(14.3%), 2006년 232개사(14.6%)에 그쳤으나 이를 전체의 3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장기적으로 매년 500여개 기업이 감리를 받게 된다.
□한계기업, 우회상장기업 우선 감리 =금감원은 심사감리의 선정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의 묘를 살려 회계분식의 위험성이 큰 회사를 우선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장기간 감리를 받지 않았거나 재무제표를 이용한 회계검토모형의 분석결과 회계분식 위험이 높은 회사를 우선감리대상으로 선정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금융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나 '우회상장기업' 등 회계분식의 위험과 개연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감리대상기업을 선정한다는 것.
금감원은 또한 심사감리 중 특이사항을 효율적으로 추출하기 위한 '표준체크리스트'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체크리스트를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식혐의 보이면 현장조사 한다 =금감원은 아울러 지금까지 분식회계에 대한 자진수정의 기회를 주면서 제한적으로 운영해 왔던 '현장조사'도 적극 활용해 예비심사결과 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원칙적으로 현장조사를 병행할 계획이다.
회계기준 위반사항을 은폐 및 축소하기 위해 허위자료를 제출하거나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등 가공거래, 이익조작 등의 혐의가 구체적인 경우나 상장폐지 등을 회피하기 위해 회계기준을 위반한 경우 등은 현장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전홍렬 부원장은 "그동안 현장회계감리조사를 많이 못했는데, 앞으로 허위자료나 위변조 자료를 제출하거나 자료제출을 거부한 경우는 현장조사를 원칙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계법인 품질감리 본격실시 =지난해 테스트를 거친 회계법인 품질감리도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대형회계법인은 2년, 중형회계법인은 3년, 소형회계법인은 3∼5년주기로 감리를 실시할 예정이다.
금년의 경우 이미 상반기에 한영회계법인(대형), 신우회계법인(중형), 서일회계법인, 충정회계법인(소형) 등 4개 회계법인이 상반기 감리대상으로 선정됐으며 하반기 4곳을 포함해 모두 8개 회계법인에 대한 품질감리를 실시하게 된다.
품질관리기준에서 규정한 경영진의 운영책임, 윤리적 요구사항, 업무의 수임과 유지, 인적자원, 업무의 수행, 모니터링 등 6가지 구성요소가 적절히 구축·운영되는지가 중점 점검 대상이다.
금감원은 또한 개별감사업무의 감사절차에 대한 감사의 개시, 회계제도와 내부통제제도, 감사증거의 수집과 문서화, 인증절차의 수행, 계정과목별 입증절차, 감사완료단계 등에 대한 필수적이고 중요한 절차를 점검할 예정이다.
□행운의 분식회계 자진고백기업 350개 =분식회계기업의 자진수정시 적용되던 면죄부는 지난 3월말을 끝으로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이제부터 발견되는 회계기준 위반에 대해서는 감독당국의 강도 높은 제재와 집단소송이라는 무서운 형벌만 기다리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년간의 분식회계 및 회계기준 위반에 대한 자진고백 기간동안 회계를 바로잡은 기업이 350개에 달한다.
전홍렬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그동안 깨진 유리창을 갈아 끼우자는 캠페인을 벌여왔다"며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기 어려우나 지난 2년동안 약 350여개 기업이 회계를 바로잡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중 금감원의 감리착수 이후 회계기준 위반이 걸릴 것이 두려워 수정한 기업도 150여개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