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민 2차장검사는 사법처리 방안 결정을 미룬데 대해 "(검찰이) 자신이 있다 없다 이런 문제와는 연결시키지 말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중을 기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수사결과에는 자신이 있지만 사상 초유의 현직 국세청장에 대한 사법처리라는 점에서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차원이라는 설명인 셈이다.
실제로 전군표 청장에 대한 조사가 2일 새벽 1시 가까이 까지 진행된 사실을 감안하면 검찰의 설명대로 전 청장 본인의 진술내용과 검찰이 그동안 수집한 정보들을 비교.검토하고 법리검토 등 수사팀내의 논의에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날 새벽 전 청장을 돌려보낼 때까지만 해도 '2일중 영장청구 적극 검토'를 밝혔던 검찰의 태도를 고려하면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시기연기와 함께 눈여겨 볼 대목은 검찰의 입장이 '사전구속영장 청구'에서 '사법처리 방안 결정'으로 내용면에서도 후퇴한 점이다.
이런 정황을 들어 영장청구를 놓고 수사팀 내부에 이견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문이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수사방향과 강도를 둘러싸고 속도조절에 나선 검찰 상층부와 속전속결로 나가려는 수사팀 사이에 내부 갈등이 빚어지면서 막바지 수사 전열에 틈이 생겨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돈을 줬다는 정상곤 전 부산지방 국세청장의 진술을 뒷받침할 물증이 빈약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증거인멸과 관련된 전 청장의 '상납진술 거부'요구 부분도 영장심리때 법원이 받아들일지 자신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대두하고 있다.
반면 검찰이 사법처리 방안 결정을 내주 초로 미룬 것은 현직 국세청장에 대한 예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장청구 등 단정적인 표현을 피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현직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전 청장에 대한 예우라는 것이다. 주말을 맞아 주소지가 서울인 전 청장에게 주변정리를 할 시간을 주고 검찰도 영장심사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수사결과를 정밀하게 분석해 전 청장 측의 공세에 반박할 수 있는 논리개발을 위해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