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지난해 세무조사를 통해 하나은행에 과세한 1조7000억원대 세금추징 결정을 스스로 접은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국세청은 지난달 27일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를 통해 하나은행에 대한 과세 적법성 여부를 검토한 결과 국세청 과세 결정에 잘못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국세청은 이 날 오전 이 같은 결정내용을 하나은행 측에 공식통보했고 하나은행측은 이를 전자공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 3월 하나은행이 2002년 서울은행 합병과정에서 역합병(적자를 보던 서울은행이 흑자은행인 하나은행을 인수하는 형태로 합병) 방식을 취해 1조7000억원대 세금(법인세+가산금)을 탈루 했다며 과세를 통보했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당시 서울은행 합병이 정부의 부실금융기관 처리 방침에 따른 것으로 세금 회피 목적이 없었다면서 국세청의 과세결정에 반발,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다.
국세청의 결정에 따라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이미 납부했던 1차 세금추징분 1983억원을 되돌려 받게 됐으며, 나머지 1조5000억원대 미납 세금은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국세청은 지난해 4월 하나은행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에서 2002년 서울은행 합병 당시 대주주였던 예금보험공사와 하나은행이 특수관계(예금보험공사가 하나은행 지분 35% 보유)였기 때문에 역합병에 의한 조세탈루로 판단, 재정경제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재경부는 국세청의 질의에 2002년 서울은행 합병 당시의 정책적 배경 등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우선주도 지분에 해당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림으로써, 국세청에 과세 근거를 제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