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반발로 거듭 실패‥향후 입법여부가 관건
성인 영리학원에 1차 과세‥입시학원도 '시한폭탄'
내년 하반기부터 미용목적의 성형수술과 애완동물 진료에 대해 10%의 부가가치세가 전면 과세된다. 무도·운전학원 등 성인대상 영리학원도 부가세 면세를 과세로 전환한다.(관련기사 : 정부, 미용 성형수술 부가가치세 과세 검토-2009/7/23 )
현재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서는 이러한 용역에 대해 부가세를 과세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포괄적인 의료·교육용역으로 분류해 면세해 왔다.
조세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제적 기준에 맞춰 부가세 과세가 타당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세원노출과 가격상승 등을 이유로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 미용 성형수술 이번엔 과세될까?=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09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부가가치세 과세기반 확대를 위해 내년 7월부터 미용목적 성형수술, 무도학원 등 성인대상 영리학원, 수의사의 애완동물 진료에 대해 부가세를 과세하기로 했다.
현재 모든 의료보건용역에 대해서는 부가세가 면제되고 있는데,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은 필수 의료행위가 아니라 개인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과세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돼 왔다.
EU회원국(27개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호주, 캐나다, 일본 등에서는 치료 목적이나 건강보험 대상이 아닌 미용 성형수술에 대해 부가세를 과세하고 있다.
재정부는 국제기준에 맞춰 국민건강 보험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미용목적 성형수술을 과세로 전환하기로 했다. 과세대상은 전문의와 심사평가원 등 전문기관에서 신체의 필수기능 개선 목적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는 쌍꺼풀·코성형·지방흡입술 등이다.
정부는 지난 2002년에도 미용 성형수술에 대한 부가세 과세 방침을 세제개편안에 담았지만, 성형외과 의사들의 반발로 인해 3개월만에 철회했고, 지난해에도 과세를 검토하다가 중장기적 과제로 남겨두는 등 제도 입안에 난항을 겪어왔다.
정부 입장에서는 세원파악이 저조한 성형외과의 세원투명성을 높이고 공평과세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를 중심으로 조세저항이 극심한 문제여서 향후 입법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 수의사·애견미용도 과세전환 추진= 우리나라는 미용 성형수술 외에 수의사의 동물진료에 대해서도 넓은 의미의 의료용역에 포함해 부가세를 면세해 왔다.
애견미용과 애견호텔, 애견사료 등의 경우에는 부가세 과세대상이지만, 국세청의 세원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재정부는 인간 질병치료가 아닌 수의사의 애완동물 진료에 대해 국제적 기준에 맞춰 부가세로 전환키로 했다. 다만 축산용 가축진료 등은 농어촌의 어려움을 감안해 면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의사 용역에 대한 과세 전환과 애견미용 등에 대한 과세 정상화도 병행해 추진하는 등 부가세 과세 기반을 전반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정부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수의사들도 성형외과 업계와 마찬가지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시위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 운전·무도학원부터 과세‥입시학원은 철회= 정부는 2006년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에서 영리목적의 사설학원을 부가세를 과세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집중 검토했었다.
이미 EU와 OECD 등 선진국에서는 교육의 공익적 성격을 감안해 공교육 등 비영리교육에 대해서만 부가세를 면세하고, 영리목적의 학원에 대해서는 과세하는 등 국제적 기준에 따른 '명분'은 충분했다.
그러나 당시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은 사전유출과 여론의 거센 반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끝내 발표하지 못했고, 영리학원 과세도 한동안 묻혔다.
재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 다시 사교육의 '대표'격인 중·고교 입시학원에 대해 과세를 검토했지만, 가계부담 상승 등을 이유로 최종안 확정단계에서 철회했다.
대신 1차적으로 무도학원과 자동차운전학원 등의 성인대상 영리학원부터 과세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일단 제도의 시행성과를 살펴본 후, 여론동향 등을 감안하면서 2차 방안으로 입시학원 과세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