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 건당 30만원 이상 거래‥'현금영수증' 의무화
미발급시 과태료, 위반 사실 신고자에 포상금도 '듬뿍'
세무사 등 조세심판사건 수임자료 국세청에 자동 통보
정부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에 대한 과표양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일련의 제도적 장치를 설정,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임의적인 '소득 숨김' 유인을 차단한다는 것이 정부의 궁극적인 의도다.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09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은 일정액 이상 거래시 적격증빙(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세금계산서 등) 발급이 의무화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가 도입된다.
재정부는 이 제도를 조세범처벌법 규정 개정을 통해 도입할 방침. 이는 이 같은 의무규정 위반행위 자체를 사실상의 '범죄행위'로 규정, 심리적 압박감까지 가하는 효과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전문직 등 적격증빙 발급 의무화, 위반시 '과태료'= 내년부터 변호사·회계사·세무사·관세사 등 15개 전문직 종사자, 의사·치과의사·한의사·수의사 등 의료업자들은 건당 30만원 이상 거래시 현금영수증과 같은 적격증빙을 무조건 발급해야 한다.
입시학원, 골프장, 예식장,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적격증빙을 발급하지 않을 경우 미발급액 상당액을 과태료로 부과하게 된다. 다만 의료업종의 경우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진료거래인 경우 과태료 부과대상에서 빠진다.
적격증빙 미발급 사실의 적발 실효성 확보를 위해 재정부는 '세(稅)파라치'들을 양성해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재정부는 제도 시행 이후 2년 동안 한시적으로 위반사실을 신고한 사람에게 20%의 포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다만 남용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건당 300만원, 연간 1500만원 한도를 설정할 방침이다.
위반사실 신고자의 신변보호를 위해 신상정보 등 비밀보호 장치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같은 강제규정 및 처벌규정을 신설한 것은 이를 통해 고소득 전문직(자영업) 종사자들의 현금수입 흐름을 파악해 소득탈루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과표를 양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 조세심판사건 수임자료 국세청 '통보'= 재정부는 제도적 장치설정을 통해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수입금액을 손금 보듯 체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변호사들의 경우 현재 '과세자료의 제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임자료를 파악해 부가세.소득세 과세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재정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변호사의 수입금액 파악시스템을 한층 강화키로 했다.
현재 법원으로부터 수집되는 소송 수임자료가 민사사건 위주로 원고 승패여부 등만 표시, 과세자료로서의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는 법원이 보석.영장기각.구속취소 여부도 구분·표시해 국세청에 통보하도록 해 형사사건 수입금액 파악에 활용할 방침이다.
세무사·관세사·변리사 등의 수입금액 파악시스템도 강화된다.
재정부는 이들 전문직 종사자들이 수임하는 조세심판원, 특허심판원, 공정거래위원회, 노동위원회 등 심판관련 수임자료도 국세청에 통보되도록 규정을 신설한다. 현재는 행정심판 자료는 국세청에 통보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재정부는 고소득 전문직 수입금액명세서 미제출 등에 대한 가산세도 현행 0.5%에서 1%로 강화하고 내년부터는 약사와 한의사, 수의사, 공인노무사 등도 변호사, 회계사 등과 마찬가지로 연간 매출액 4800만원 미만일 경우에도 간이과세 적용을 받지 못하도록 배제업종에 추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