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세무공무원은 직무특성상 가중처벌해야"
백재현 의원 "헌법상 평등의 원칙 위배"
세무공무원이 뇌물을 받은 경우 금품수수액의 2∼5배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정부발의 조세범처벌법 개정안에 대해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대의 뜻을 표시했다.
이 법안은 국무회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당초 10배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법안에서 2∼5배 과태료 부과로 다소 징계수위가 낮아졌다.
1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백 의원은 "가중처벌과 관련한 부분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연간 153조원의 국가재원을 거둬들이는 세무공무원들을 마치 범죄집단으로 가정해서 법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특히 "국무회의에서도 이런 점이 반영돼서 수정안이 의결되기는 했지만, 과연 이것을 별도로 세법에 넣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고,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초에는 조세행정의 투명성과 조세행정발전을 위해 징계부과금을 10배 내로 부과하는 내용을 가져갔으나 국무회의에서 이것이 의원님이 지적하신 그런 문제로 5배로 조정이 돼서 국회에 왔다"며 "세무공무원의 경우 조세의 부과를 통해 국민의 재산에 영향을 미치는 직무상의 특성을 감안해서 불법행위를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이어 "국회의 논의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반영을 해 달라"며 "그러나 국가공무원법에도 특별한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는 별도의 규정을 둘 수 있도록 했다"고 정부법안 발의에 타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백 의원은 "검찰공무원이나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에도 그런 별도의 규정이 있는지는 못 들어 봤다"며 "세법이나 세무위반이 아닌 금품수수 등에 대해서는 세법이 아닌 관련법(형법 등)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