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인구가 늘어나면서 과거 '술 접대' 위주였던 기업들의 접대문화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건강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술 접대보다는 관계도 돈독해지고 건강에도 도움되는 '골프 접대'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어지간한 수준의 기업들은 골프회원권(법인회원)을 구입해 두었다가 접대할 일이 생길 경우 요긴하게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업들이 골프회원권을 구입할 때 문제가 되는 부분 중 하나는 매입세액공제 허용 여부.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접대'목적으로 구입한 골프회원권의 경우 매입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소속 임직원들의 복리후생 증진을 위해 골프회원권을 구입, 전 임직원이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금부터 소개하는 한 기업의 사례처럼 세금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 다툼의 발단이 된 '골프회원권'= IT업체인 A사는 지난 2007년 4700만원을 들여 발안컨트리클럽 회원권을 구입했습니다. 골프회원권을 구입한 것은 임직원들의 복리후생 및 판매촉진, 매출향상 등 사업목적 달성을 위해서였습니다(회사측 주장입니다).
A사는 골프회원권 구입과 관련한 매입세금계산서를 받아 두었지만 이듬해 1월 부가가치세 신고시 이를 공제(매입세액공제)하지 않고 부가세 신고를 했지만 올해 6월 돌연, 입장을 바꿔 당시 공제하지 않은 매입세액을 공제해 세금을 환급해 달라는 경정청구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국세청은 회사측의 요청을 거부했고 A사는 이에 반발, 국세청의 처분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 국세청은 왜 경정청구 거부했나= A사는 "골프회원권은 사업과 관련해 종업원들의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취득한 것"이라며 "회사의 사업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매입세액을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행 세법상 법인이 골프회원권을 이용해 거래처 등에 접대를 하는 경우의 지출과 관련된 부가가치세는 접대비로 판단, 매입세액공제를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A사는 종업원 복리후생 목적의 회원권 구입이기 때문에 매입세액공제가 당연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A사의 주장에는 너무도 '허점'이 많았습니다. 국세청은 이 허점들을 하나 하나 짚어가며 매입세액공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죠.
국세청은 "(이 회사의)골프회원권은 대표이사와 임원 등 5명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되어 있었다"며 "회사측이 제출한 골프장 이용명세서에도 직원들이 이용한 실적은 전혀 없었고 대부분 접대목적으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세청은 이어 "직원들의 복리후생 목적이 아닌 접대목적으로 취득한 것이 분명하며 현행 세법에 따라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지출에 해당하기 때문에 매입세액공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심판원, "국세청 처분은 정당했다"=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심판원은 문제가 된 골프회원권은 소수의 임원들만이 사용하도록 제한되어 있고 대부분 접대목적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에 매입세액공제를 허용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골프회원권 사용가능자는 대표이사와 임원 등 5명으로 제한되어 있었고 골프회원권 사용내역도 대부분 접대목적"이라며 "또한 A사가 골프회원권을 보유, 매출증대 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만한 객관적 증빙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판원은 이어 "골프회원권을 임·직원의 복리후생목적으로 취득했다 해도 접대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골프회원권을 사업에 직접 사용되는 사업용 자산으로 볼 수 없다"라며 "정황상 A사는 골프회원권을 접대 목적으로 취득했기 때문에 사업과 직접 관련 없는 자산 취득에 해당, 매입세액공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