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는 중국업체들의 과다한 설비증설과 국제금융위기 여파로 지난 2008년 이후 침체를 겪고 있다. 이로인해 세계 3위인 중국 바오산철강은 최근 누적되는 재고와 철강가격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상하이 본사공장을 폐쇄했다.
포스코는 극심한 불황 가운데도 매출을 꾸준히 늘려 가고 있다. 그러나 불황의 여파를 완전히 비껴가지는 못하고 있다. 포스코가 세계적인 철강업계의 불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탐사해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 불황속 자산·매출 성장 지속… 품질로 매출 이끌어
포스코는 세계 철강업계의 극심한 불황속에서도 영업실적과 자산규모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0년간 매출이 3.5배 자산이 3배 증가하면서 중국, 인도 업체들의 거센 물량공세에도 흔들리지 않고 세계 4위의 위상을 지켜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3,4년 국제금융위기에 따른 무역 물동량 감소로 철강의 최대 수요처인 조선산업의 부진에 건설경기 불황마저 겹쳐 철강업계가 몸살을 앓는 가운데서도 포스코는 지난 4년간 매출이 28%, 자산이 42%나 증가하여 위기에도 강한 저력을 보여주었다.
포스코가 이렇게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은 무엇보다 우수한 기술력 때문이다. 포스코는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두께 20센티미터 이상의 후판 등 고부가가치 철강분야에서 중국, 인도 등 후발 업체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최근 후발업체들의 막대한 물량공세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는 이러한 성장세 덕에 세계 철강업계의 부진에도 안정된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S&P로부터 업황의 부진에 따른 리스크가 일부 반영돼 A에서 A- 로 한 등급 조정되긴 했으나 무디스 등 다른 평가사들은 여전히 A3 등급을 부여하는 등 우수한 신용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조달과 해외 영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 40년 국가대표 철강…세계 철강업계에서도 강자위치 굳건
포스코가 국내 철강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절대적이다.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은 39조원으로 국내 철강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2.6배가 넘는다. 자산도 53조원으로 현대제철 22조원의 2.5배 수준이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철강업계에서도 지난 10년동안 줄곧 3, 4위를 유지하며 세계속 한국 철강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포스코는 2011년 3900만톤의 철강을 생산해 세계 4위에 올랐다. 1위는 9700만톤을 생산한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이 차지했고 2위는 최근 4,5년 사이에 급격히 커진 4400만톤의 중국 허비, 3위는 4300만톤을 생산한 중국의 바오스틸이 차지했다. 신일본제철은 3300만톤으로 6위, US스틸은 2200만톤으로 13위에 기록됐다.
■ 성장성 호조속에 재고자산, 차입금 증가 우려
그러나 포스코도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를 완전히 비껴갈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생산설비 증설이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의 막대한 시설투자와 최근의 경기침체가 맞물려 재고와 재무관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생산설비가 커짐에 따라 재고자산과 차입금의 규모도 커졌다. 포스코의 재고자산은 5년전 4조9000억원이었으나 작년말 12조3000억원으로 2.5배 증가했고 차입금은 5조4000억원에서 작년말 29조원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차입금의 증가에 따라 금융비용도 2007년 4000억원에서 2011년에는 3조9000억원으로 5년 사이에 10배가 증가했다.
업계전문가들은 차입금 증가와 관련, 포스코가 지난 5년 동안 추진해 온 규모확대 정책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중국 철강업계의 막대한 설비투자로 이미 2005년부터 세계철강시장은 공급이 초과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하고 "이 때문에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규모경쟁보다는 품질경쟁에 더 많은 역량을 쏟는 전략을 구사했다"며 포스코가 시설투자에 힘쓴데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포스코의 생산능력, 재고자산, 차입금은 모두 2008년 이후부터 큰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지난5년간 설비를 3000만톤에서 3900만톤으로 증설했다.
그러나 국내 철강업계의 상황은 악화되었다. 2,3년 전부터 국내외 많은 철강업체들이 공급과잉을 극복하려고 이미 만들어 놓은 설비도 줄이고 고로(高爐)의 불을 내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동안 잘 버티던 포스코도 전기로의 감산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의 관계자는 “지속성장을 위한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글로벌 진출, 신성장사업 발굴, 자원개발 등에 꾸준히 투자했다”고 투자를 늘려나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차입금 증가와 관련하여 "연초 기업설명회에서 올해는 차입없는 경영을 선언했다"며 "이를위해 보유하고 있는 타회사 유가증권 매각, 우량 계열사 기업공개, 구조개편 등을 통해 현금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