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포스코, '쌍끌이 경쟁력' 믿어도 될 때인가?

포스코는 지난 10년간 글로벌기업들의 도전과 경쟁 속에서도 조강생산 세계 4위권을 유지하며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로 인정받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세계적인 철강산업의 불황속에도 탁월한 제품 경쟁력과 신기술개발을 통해 견조한 실적과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들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과잉투자와 재고자산 증가로 재무구조가 악화되어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세계철강업계의 경쟁사에 비해선 탄탄한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이러한 경쟁력의 원천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 WSD, 세계 철강회사 중 경쟁력 1위 기업으로 선정

세계적인 철강 연구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는 지난 6월 포스코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로 선정했다.

WSD는 전 세계 철강사들 중 35개 기업을 대상으로 23가지의 평가항목을 점수화해 순위를 매긴 보고서를 매년 발표해 오고 있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경쟁력 1위 업체로 선정되었고 과거에도 2위 아래로 벗어난 적이 없는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신영증권 조강운 연구원은 “순위가 높은 업체가 낮은 업체보다 뛰어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각 항목에 대한 경쟁력 수준을 참고할 때 유용한 보고서”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이번 WSD의 평가에서 포스코가 “신기술혁신, 고부가가치 제품 믹스, 기술자 숙련도 및 친환경 경영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포스코의 경쟁력의 원천은 혁신적인 기술과 차별화 된 제품 개발이 중심”이라고 분석 했다.

▇ 원가 및 제품 경쟁력 탁월, 글로벌 철강사중 영업이익률 1위

포스코는 매년 1조원 이상의 원가절감을 실현해 제품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원가절감 누적금액 9,596억원을 기록(Cash Cost 기준)해 올해 목표 1.1조원의 90%를 이미 달성했다.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재료 가격은 철강사의 수익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원재료 가격은 기업이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쉽지 않아 결국 원가 절감노력과 노하우가 철강회사들의 수익성과 경쟁력의 근간이 된다.

포스코가 철강산업의 불황속에도 경쟁사 대비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냉연제품 가공 장비인 ‘레이저 웰더’의 국산화, 한국남동발전과 공동선적으로 연료 수송비를 절감하고 VE(Value Engineering:가치공학)기법을 도입 생산성을 향상시켜 연간 1천500억원이상 원가 절감을 이루고 있다.

또 제품가격의 80%까지 차지하는 원재료비의 비중을 줄이기 위해 2014년까지 원료자급률 50%를 목표로 광산개발 및 지분투자도 지속 추진 중이다.

이러한 원가절감과 생산성향상 노력은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 혁신적 신기술개발 능력과 함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제품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자동차·에너지 플랜트 산업에 들어가는 고부가 강종 판매 확대와 시장 수요를 반영한 신규 강종 개발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수주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사용하는 자동차강판의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일본업체를 겨냥한 제품의 규격수를 287개에서 연말까지 313개까지 높여 일본에서의 주문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포스코는 세계에서 품질 기준이 가장 엄격하다는 일본의 토요타자동차 큐슈공장이 실시한 자동차용 강판 품질평가에서 2년 연속 품질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전략제품 트윕강(TWIP)이 토요타의 기술진들로부터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고 그 외 닛산, 혼다 등으로부터도 제품의 품질력이 세계적 수준임을 인정받고 있다.

이 외에도 포스코가 생산하는 LED TV용 방열강판, 비스무스 쾌삭강, UV고광택 강판과 같은 미래형 혁신기술력에 기반 한 제품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트레이드증권의 강태현 연구원은 “포스코는 설비 및 생산 효율성에 기인한 원가경쟁력이 탁월하며 자동차, 조선, 가전, 에너지용 강재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과 일반 철강재를 함께 판매하는 제품 productmix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 혁신기술력에 근거한 제조공법 및 신기술 경쟁력

포스코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의 우수성과 경쟁력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2006년에 세계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연연속 압연기술’은 종전의 압연공정에 비해 작업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더 단단하고 얇은 강판을 만들었다.

전세계 철강사중 가장 가벼우면서도 강한 자동차강판(AHSS)을 공급하게 된 것이다. 이 강판은 1㎟당 최대 50㎏의 하중을 견딜 수 있어 기존 자동차 강판보다 훨씬 얇은 두께에서도 높은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

새로 개발한 AHSS는 기존의 340㎫급 강재에 비해 약 1.5배의 하중을 견딜 수 있을 뿐 아니라 별도의 보강재가 필요치 않아 자동차 회사의 원가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 2007년에는 세계에서 독보적 제선기법인 파이넥스공법을 개발했다. 이는 저탄소배출과 저가원료를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쇳물제조 공법으로 꿈의 제철기술로 불린다.

종전의 공법은 부스러기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용광로에 넣기 전에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주는 과정을 거치는데 반해 이런 중간 과정을 생략한 신기술이다.

이 공법의 적용으로 포스코는 경제성은 물론 환경오염 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여 생산원가를 10%이상 절감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최근엔 세계최초로 개발에 성공, 양산에 들어간 자외선 고광택 도금강판, 발광다이오드(LED) TV용 방열강판(POSCOTE-RH)등을 선보였고 이외에 스트립캐스팅 기술 등 포스코의 신기술 개발 역량은 독보적이다.

▇ 힘든 상황이나 ‘저력’을 믿는다

포스코의 원가 및 제품 경쟁력, 혁신적 신기술 등은 지난 10년간 선도적 지위를 유지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 불황지속과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경쟁 심화로 경쟁력이 떨어진 철강업체들의 감산과 인수 합병 등 구조조정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 4위 판재류업체인 RG스틸의 파산신청, 조강생산 세계 1위 알셀로미탈의 유럽 내 9개 고로 가동 중단에 이어 지난달 1일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이 합병했다.

최대 생산국인 중국도 공급과잉 해소와 노후 설비 교체를 위해 생산중단을 계획 중이며 국내에선 동국제강의 후판1공장 폐쇄와 포스코의 감산 검토 등 장기 불황의 여파가 점점 더 현실화 되고 있다.

하지만 NH농협증권 장우진 연구원은 “탁월한 제품력, 혁신적 신기술 개발능력, 우수한 수익성은 포스코의 저력”이라며 “이같은 저력이 지금의 힘든 시기를 안정적으로 견뎌내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희망이며 경쟁사 보다 프리미엄을 받아야 하는 이유”라며 포스코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