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소순무 칼럼]

개헌과 세제의 과제

조세일보 / 소순무 변호사 | 2018.06.28 08:30

지난 대선 과정에서 당연히 여겨졌던 개헌은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개헌안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없이 무산되었다. 정치권에서는 개헌을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는 문제로 공방을 벌었지만 앞으로 국회에 의하여 개헌안이 발의될 지는 매우 불투명해졌다.

지난 역사를 돌이켜 1948년 헌법이 제정된 이래  주로 집권자에 의하여 정치적 이유, 혹은 혁명이라는 변혁적 수단으로 여러 번 개헌안이 발의되고 통과가 되었지만 1988년 개헌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 30년의 급격하고 다양한 세상의 변화를 담아내기 위한 개헌의 필요성은 일찍이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합의 가능한 개헌안을 마련한다는 것은 어느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오늘에는 참 어려운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한국조세정책학회 주최로 “개헌논의와 조세재정분야의 쟁점과 과제”라는 세미나가 열렸다.

개헌이 목전에 온 듯하다 일단 무산되는 분위기이지만 이 시점에서 부실하기 짝이 없는 현 헌법의 조세재정분야 조항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현 헌법은 조세관련 단 두 개 조문을 두고 있다. 국민의 납세의무(헌법 제38조)와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헌법 제59조)는 내용이다.

오늘의 국가는 조세에 의하여 존립하는 조세국가이다. 복지, 경제운용에 필요한 엄청난 재정수요를 대부분 조세에 의하여 충당할 수밖에 없다. 납세의무는 납세자의 권리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위 학회 세미나에서 논의되었듯이 납세자의 권리는 이제 국세기본법상의 규정이 아닌 헌법상의 원리로 고양되어야 한다. 세금도둑을 잡아내는 납세자소송권도 납세자의 권리에 포함되어야 한다. 세금을 성실하게 많이 낸 납세자에 대한 노후연금도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것을 국가의 재정철학의 지표로 담아내야 마땅하다. 그래야 세금은 뜯기는 것, 남을 위한 것, 공돈이라는 우리의 인식을 세금은 국민회비, 나를 위한 것, 내 돈이라는 인식으로 전환하여야 올바른 납세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앞으로 새로운 헌법에 담을 조세관련 내용에 대한 더 많은 깊은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저작권자 ⓒ 조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끈한 토픽·쏠솔한 정보 조세일보 페이스북 초대합니다.

관련기사

Copyright ⓒ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