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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납세자소송법안 언제까지 묵혀둘 것인가?

조세일보 / 소순무 변호사 | 2018.04.19 08:30

납세자소송 관련법안은 국회에 이미 3건이 발의되어 있는 상태다. '위법한 재정행위에 대한국민소송법안', '납세자소송에 관한 특별법안', '재정민주화를 위한 국민소송법안'이다. 법안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다 납세자소송 관련법안이다. 이들 법안은 16대 국회에서부터 발의되기 시작했으니 20대 국회에서는 벽을 넘을 수 있을까?

납세자소송이란 납세자가 원고가 되어 국가공무원의 위법한 재정행위에 대하여 국가기관이나 해당 공무원을 상대로 손해예방이나 손해회복을 위하여 법원에 소송제기를 허용하는 제도이다. 납세자가 세금을 지키기 위한 공익목적의 사법적 구제수단이다. 그런데 정부 각 부처에 설치된 예산낭비신고센터는 유명무실하다.

납세자소송은 미국이 모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각 주에서 시작된 납세자소송이 정착되었고 연방 차원에서도 길이 열렸다. 이웃 일본에서도 1948년부터 납세자소송이 도입되었으며 두 차례에 걸친 제도 개선을 통해서야 활성화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경기 하남시민이 국제환경박람회로 인해 186억원의 예산낭비가 있었다며 환수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제도 부재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것이 계기가 되어 결국 2006년 지방자치법에 주민소송제도가 도입되었다.

주민소송제도도 납세자소송의 한 유형이다. 다만 주민감사 청구가 선행되어야 하고 위법재정행위자에 대한 직접적인 배상청구도 인정되지 않는다. 2017년 상반기까지 총 33건이 제기되었으나 거의 주민이 패소하고 승소 확정된 사건은 나오지 않고 있다. 현 주민소송제도는 개선할 점이 적지 않지만 소송제도 자체의 존재만으로도 위법재정행위를 제어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납세자는 국세는 물론 지방세까지 모두 납부한다. 국세의 비중이 훨씬 높고 방대한 예산집행이 이루어지는데도 지방세에만 주민소송의 이름으로 납세자소송이 허용되는 것은 역설적이다.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포퓰리즘이 그럴듯한 포장을 하여 고귀한 세금을 여기저기 마구 집행하는 사례는 국가나 지자체나 차이가 없다.

납세자소송법안은 이미 서울변호사회가 공동주최한 심포지엄 등이 열려 전문가의 의견도 수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대 국회 이후 4번이나 무산됐다. 납세자소송과 관련한 법은 이제 더 이상 입법을 늦춰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법이다. 입법 추진에 힘을 보태기로 한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응원을 보낸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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