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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환율이야기]

원화가 하드 커런시로 통용되는 체제 갖춰야

조세일보 / 김대성 기자 | 2018.11.0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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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이 지난 2일 저녁 10시 달러당 원화 환율 1118.00원을 고시했다. 자료=네이버 제공

환율시장은 경제 변수에 따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11개월째 금리가 동결되자 곧바로 해외자본 유출을 우려하는 시장참여자들이 원화를 팔면서 원·달러 환율은 소폭 올랐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던 미중 무역분쟁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변수가 됐다. 원화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연 -0.1%인 기준금리와 0%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 1999년부터 기준금리를 0%까지 인하하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까지 시행해 오고 있지만 미국과의 금리차로 인해 일본에 들어와 있는 미국 등 해외자본의 유출이 심화됐다는 분석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평상시 수준에서 오르내림을 계속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일본의 엔화가 국제시장에서 하드 커런시(hard currency, 경화)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하드 커런시는 원래 주화(鑄貨)로 통화가 실질적으로 금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거나 금과 곧바로 교환할 수 있는 통화를 지칭한다.

현재는 통화가 금과 대체할 수 있는 효력을 갖고 있거나 경상적 국제수지가 안정적이어서 미국의 달러화와 자유롭게 교환될 수 있을 때 하드 커런시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의 달러화를 비롯해 영국의 파운드화, 독일의 마르크화, 일본의 엔화 등이 국제적으로 많이 유통되고 있는 통화로서 하드 커런시 역할을 하고 있다.

원화는 국제 환시장에서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세계 경제변수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원화가 하드 커런시 기능을 갖추면 세계 환율시장에서 원화에 대한 수요가 발생되면서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이 가해져도 국제 환시장을 통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게 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보이자 원·달러 환율을 급락하는 장을 연출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외환시장에서 16.50원 하락한 1121.60원에 장을 마감했다. KEB하나은행이 이날 저녁 10시에 고시한 원·달러 환율은 1120원을 깨뜨리며 달러당 1118.00원에 거래됐다.

외환당국이 나서서 “원화 환율 하락 속도가 과도하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고 시장이 가까스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 환율 하락의 현장이다.

달러당 1140원을 돌파했던 원화가 하루 만에 한 달 이전 수준으로 내려가는 급등락장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원화가 하드 커런시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의 엔화는 지난 2일 달러당 112.94엔으로 전날보다 0.26엔 오르며 원화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엔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엔화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중 무역분쟁이 봉합될 기미를 보이자 국제시장에서 하드 커런시로 통용되는 엔화의 수요가 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당 엔화의 환율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경제를 책임지는 정부나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 측면에서는 환율이 급등락하는 것이 결코 경제활동에 바람직하지 않다. 환 위험을 헤지하는 비용이 들 뿐 아니라 투자심리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원화의 국제화는 역대 정권에서도 수차례 추진해온 국책 과제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원화가 하드 커런시로 통용될 수 있는 시스템을 찾아볼 수 없다.

원화가 하드 커런시로 인정받으려면 전 세계가 한국 원화에 대해 신뢰해야 하며 많은 금융거래가 실제 원화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원화가 하드 커런시로 되지 못하면 경제적 돌출 변수가 발생할 때마다 환율이 요동치게 되고 결국 정부와 기업, 나아가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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