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헌재 윤석열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자
김형두, 한덕수·최상목·오영주 언급하며 “국무회의 아니라 진술”
이상민, 엇갈린 증언 내놔 “계엄 선포 국무회의 실질 있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증인심문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덕수 총리는 비상계엄 관련 요건을 충족했냐는 질문에 (국무회의가) 간담회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그냥 회의지 국무회의라 생각히자 않았다고 하고, 최상목 장관도 그날 모였던 것이 국무회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증인께서는 이게 국무회의라고 생각했나."
(김형두 헌법재판관)
"그렇다, 총리께서 국무회의에 대해서 대통령께 말씀드리러 갔었다. 거기 있던 분들은 국무회의 한다는 걸 다 알고 있었다. 의사정족수 11명이 되기까지 기다린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국무회의가 아니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를 30분 미루며 기다릴 필요가 없는 거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 핵심 쟁점 중 하나로 꼽히는 '비상계엄 국무회의' 성립 여부를 두고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조목조목 따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적법성'을 주장한 것인데, 이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의 이야기와는 배치된다는 진단이 나온다.
헌재는 지난 11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탄핵심판에는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이상민 전 장관이 윤 대통령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형두 재판관은 이날 이 전 장관에게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열렸던 회의가 국무회의로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안건 자체는 그 자리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고,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 한다고 다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제가 행안부 장관으로서 2년 넘게 재임하며 국무회의를 100번 넘게 참여했는데 이번 회의처럼 열띤 토론이 있었던 건 처음이었다"며 "저는 계엄 해제 국무회의보다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가 실질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가 적법했고 절차상 하자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김 재판관은 한덕수 총리와 오영주 중기부 장관, 최상목 기재부 장관 등이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모였던 것은 국무회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고 짚으며 "증인께서는 이게 국무회의라고 생각했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대통령실 측에서는 비상계엄 선포 직전 밤 10시17분부터 5분간 국무회의가 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덕수 총리와 최상목 장관, 오영주 장관 등은 '국무회의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는데, 김 재판관은 이런 진술을 열거하며 이 전 장관에게 국무회의 적법성을 따져 물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전 장관은 이날 심판정에서 국회 쪽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를 막아서야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그건 비상계엄이 내란이고 위헌·위법이라는 잘못된 프레임에서 말하는 것"이라며 "솔직히 온몸으로 막아야 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닌 무차별 탄핵을 남발하고 국정을 혼란으로 빠뜨린 사람들"이라며 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