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금고 7년6개월...“급발진 아냐”

“피고인 범행 부인, 중한 처벌 필요”
“급발진 특징적 신호 발견되지 않아”
국과수 “가속페달 밟았다 떼길 반복하면서 일어난 사고”

지난해 7월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9명의 사망자를 낸 역주행 사고 운전자가 1심에서 금고 7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이춘근 부장판사)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차모(69)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금고는 징역과 같이 교도소에 수용하지만 징역형과 달리 노역을 시키지는 않는다. 검찰도 앞서 금고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 사건의 처벌 상한이 7년 6개월이다.

차씨는 지난해 7월 1일 오후 9시 30분쯤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와 역주행하다가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차씨는 사건 이후 줄곧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가속페달을 잘못 밟아 낸 사고로 봤다.

재판부는 "유족들이 엄벌을 원하고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춰 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고기록장치와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차량 제동 장치에 결함이 없었고,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반복해 밟았다가 떼면서 사고를 낸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급발진에서 나타난 여러 특징적 신호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피고인이 일반 차량 운전자에게 요구되는 의무를 다했다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