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감세와 일자리법’ 연장 방침에 회의적 반응
피터슨재단 “10년간 부채 22조+5조 달러 늘 것... 재정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법인세율 인하 등 대기업 감세가 골자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일자리법'(Tax Cuts and Jobs Act·TCJA) 연장 정책을 두고 미국 경제 전문가 집단에서 잇따라 회의적인 분석이 나왔다. 경기 부양 효과는 있지만, 그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5조 달러의 연방 부채를 양산할 거란 이유에서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의 세금 분야 씽크탱크인 텍스폴리시센터는 미국 정부가 TCJA를 연장한다면 경기를 소폭 활성화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 때문에 불어난 재정 부담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해당 칼럼을 쓴 어번브루킹스 조세정책센터의 벤자민 R. 페이지 선임 연구원은 "TCJA 연장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2026년부터 2034년까지 9년에 걸쳐 매해 평균 0.4%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와 함께 미국 연방의 적자도 늘어 결과적으로 사업 투자를 억제하고 경제적 장점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TCJA 연장에 따른 성장 효과는 미국 정부가 떠안아야 하는 비용 4조달러의 6%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 효익보다 비용이 훨씬 크다는 얘기다.
기업 감세로 민간 경제 성장을 유도하는 콘셉트의 TCJA는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와 공화당 주도로 도입됐다. 이후 미국 법인세율은 35%에서 21%로 인하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일몰 예정인 이 법을 연장하는 것을 주요 세금 정책으로 천명했다.
여기에 더해 작년 대선 때는 미국 내 기업에 한해 법인세율을 15%까지 인하하는 공약도 밝혀 대기업을 정조준한 '감세 드라이브'는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미 정부 재정건전성 악화를 경계하는 관측이 텍스폴리시센터와 같은 싱크탱크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미국의 피터슨재단은 기관 누리집에 "미국의 재정 상황은 2017년 TCJA가 제정된 이후 상당히 악화됐다"며 논평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TCJA가 폐지되더라도 미국 부채는 향후 10년 동안 무려 22조달러 더 추가될 형편"이라며 "심지어 연장한다면 여기에 최소 5조달러를 더 추가한 금액이 부채로 돌아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피터슨재단은 미국 의회를 향해 더 이상 국가 빚을 늘리지 말라며 "의원들은 재정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 부채는 36조2000억달러(약 3경3000조원)로, 2017년에 비해 16조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작년말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의회에 서한을 보내 부채 한도에 거의 도달했으니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때와 비교해 현재 미국 재정은 낙관할만한 변수가 뚜렷하게 없는 상태다. 무역적자 해소를 강조하며 기대고 있는 관세 수입도 트럼프 행정부의 패권적인 행태에 질린 여러 주요국에서 반발을 사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맞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절차를 개시했고 유럽연합(EU)은 비례하는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혀 맞불을 놓을 기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