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정유사-주유소간 모범 거래기준 제정
기름값 리터당 20∼30원 가량 인하 전망
앞으로 시중 주유소들이 '폴사인(정유사 브랜드)'과 관계없이 값싼 타 브랜드 제품을 선택해서 구입·판매 할 수 있는 '혼합판매' 형태가 보다 활성화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유소와 주유소간의 불공정한 전속계약에 따른 기름값 인상을 막기 위해 주유소에 내건 정유소 브랜드와 관계없이 다른 브랜드의 기름도 함께 팔 수 있고, 주유소의 전속계약 해지권도 마련하는 등 법적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주유소가 정유사와 협상시 적용할 수 있는 모범 거래기준으로 주유소의 혼합판매를 촉진하는 내용의 '석유정제업자와 주유소의 공정한 거래에 관한 기준'을 제정해 발표했다.
제정된 기준에 따르면 주유소가 폴 제품 이외의 제품을 혼합판매할 경우 혼합제품의 저장탱크, 주유기를 폴 제품과 분리설치하고 주유기 등에 혼합제품 여부를 소비자가 알 수 있게 표시하면 된다.
또 장기계약을 유도하는 정유사의 시설 또는 시설자금 지원의 경우 주유소가 원하면 특별한 제재 없이 조기 해지가 가능해져, 기존 정유소와 주유소간 1대1 전속계약을 보다 쉽게 해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유사의 디브랜딩(정유사가 주유소의 폴을 철거하는 행위)이 가능한 경우를 주유소의 위법행위가 있는 경우 등으로 엄격히 제한, 정유사 임의로 디브랜딩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이밖에도 제품 공급가격은 사전확정을 원칙으로 하고, 사후정산은 계약기간 및 정산기간이 단기적일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용토록 했다.
아울러 소비자가 현금 구매하거나 포인트 카드를 쓰지 않을 때 주유소 구입물량 전체에 포인트가 제공되지 않는 문제는 주유소의 보너스 포인트 제공 비율에 표준편차 상당비율 이상을 가산한 비율에 해당되는 물량까지 보너스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안으로 해결되도록 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의 월별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이 무폴(정유사상표 없는 자체 브랜드 주유소)주유소가 상표폴 주유소에 비해 리터당 최저 20원에서 최고 37원 정도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전국 주유소의 84%(1만849개)를 차지하는 시중 지영주유소의 혼합판매가 활성화돼 판매가격이 무폴 주유소 수준으로 설정될 경우 휘발유 기준 리터당 20원 이상의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정위는 이어 "이번에 제정된 기준이 일선 주유소까지 전파돼 정유사와 계약시 실제로 활용될 수 있도록 내년 1/4분기 중 전국적인 홍보와 함께 정유사의 실래거래 적용시 불공정행위 여부를 엄격히 감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