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구원 박명호,"납세순응, 가상과 현실의 '괴리'" 주장
고소득·고학력, 30~40대 남성층‥납세비순응도 가장 높아
우리나라 납세자들의 일반적인 납세의식을 조사한 결과, 자발적 성실납세비율을 높이기 위해선 세원투명성을 높이는 정책과 함께 세무조사의 비율 확대 및 처벌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한국조세연구원 박명호 연구의원은 25세~64세까지의 성인남녀 2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를 토대로 작성, 월간 재정포럼 2월호에 게재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납세의식 추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납세자의 납세순응도를 나타내는 행위지표는 가상과 현실의 관계에서 큰 격차를 나타냈다.
설문조사결과, 과거 3년간의 실제 납세순응 여부에 대한 실제 납세순응도는 97.1점으로 응답자의 대부분이 소득축소신고, 과다공제, 다운계약서, 매출축소신고, 비용과다계상 등의 세금탈루 행위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영업자로서 현금매출 신고누락 및 현금구매 할인제안 등과 같은 가상 상황에서의 납세순응행위지표는 31.9점으로 실제 납세순응행위 지표에 비해 65.2점이나 낮았다.
보고서는 "양 지표간의 큰 격차는 설문에서의 가상 순응행위에 대한 질문들이 탈세행위의 발각 및 처벌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우를 가정했기 때문"이라며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행하는 수동적인 납세순응행위가 가상 상황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상지표와 실제지표간의 격차는 2008년 1차조사(실제 96.7점, 가상 30.0점) 및 이번 2차조사 결과에서 모두 동일하게 큰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 같은 조사결과는 실제로 납세순응행위를 결정할 때, 탈세행위에 대한 적발․처벌 및 세원투명성 등을 이유로 비자발적으로 순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양 지표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세원투명성을 높이는 정책과 세무조사의 비율 확대 및 처벌 강화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설문조사 결과 성실납세 의향 지표가 전체평균(70.7)보다 낮은 평균값을 가진 계층은 고소득, 고학력, 비자영업자, 무종교자, 위험선호자 및 30대와 40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임근로자의 성실납세 의향이 낮은 것은 세원이 투명하게 공개됨에 따라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서 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15.4%의 비율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이는 현금매출액 신고여부 및 현금거래제안 수락 여부 등 가상적인 납세상황 속에서 30~40대 임금근로자가 보인 높은 납세비순응도를 설명해 준다"며 "고소득·고학력 및 30~40대 남성 임금근로자를 우선적으로 납세의식 향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고서는 "이번 설문조사 수치 중 성실납세 의향도는 5%, 납세순응행위지표는 10%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