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계획하거나, 이직 한 근로자들이 반드시 챙겨보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세금문제' 입니다. 현행법상 이직 근로자는 전 회사에서 받았던 급여와 현 회사에서 받는 급여를 합산해 연말정산을 해야 합니다.
'당연한 것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직 후 두 직장에서 받은 급여를 합산해 연말정산을 하지 않거나 종합소득세 과세표준확정신고를 하지 않아 과세당국으로부터 뜻하지 않은 세금을 추징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A씨의 경우가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직업이 의사인 A씨는 전·현 직장에서 1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고 연말정산은 따로 따로 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세법이 정한 '룰'을 따르지 않은 A씨는 상당한 액수의 세금을 두들겨 맞았습니다
□ 따로 따로 연말정산한 A씨 = 지난 2009년 1월부터 5월까지 A씨는 B요양병원에서 4731만원의 급여를 지급받고 퇴사한 후 C의료법인으로 직장을 옮겨 같은 해 6월부터 12월까지 6257만원의 급여를 받았습니다.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전 직장에서 받은 급여와 현 직장 급여를 합산해 연말정산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A씨는 각각의 급여를 따로 연말정산 했습니다.
결국 문제가 터졌습니다. 과세당국은 2009년에 두 곳의 직장에서 급여를 지급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합산해 연말정산을 하지 않은 점을 주목, 2010년 12월에 A씨에게 급여를 받으면서 원천징수한 세액을 차감한 액수인 920만원의 종합소득세를 경정·고지 합니다.
2인 이상에게 받는 근로소득은 종합소득세 과세표준확정신고를 하거나 전근무지에서 받은 근로소득과 현재 근무지의 소득을 합산해 연말정산을 하도록 한 소득세법 규정에 따른 조치였던 것입니다.
과세당국의 조치에 대해 A씨는 "두 곳에서 각각 근로소득을 받으면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해 신고했고 1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연말정산을 합산하지 않았다고 종합소득세를 과세한 처분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습니다.
□ 심판원은 '법대로'…"과세처분 정당하다" = 심판원은 우선 A씨가 두 곳의 병원에서 총 1억989만원의 근로소득을 받고 각각 연말정산을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종합소득세 신고도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결국 심판원의 선택은 기각(납세자 패소).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퇴직하고 재취직한 경우 전 근무지와 현 근무지의 소득을 합산해 연말정산을 하거나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도록 법 규정이 있음에도 A씨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심판원은 이어 "과세당국이 2009년 소득을 종합소득금액으로 보아 세액을 산출한 후 원천징수 납부세액을 차감해 세금을 부과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혹여 올해 직장을 옮길 계획을 가지고 있거나 옮긴 근로자들이 다시 한번 유의해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뜻하지 않은 세금을 부과받고, '승산(勝算)'없는 조세불복에 정신적·경제적 비용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참고심판례 : 2011부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