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특정금전신탁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특정금전신탁이란 고액 자산가가 은행이나 증권사에 재산 운용을 일임하는 서비스로, 가입자가 직접 투자 상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산 운용의 과정이 복잡한 탓에 가입자들이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불완전 판매'가 우려되는데요.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특정금전신탁의 최소 가입금 기준을 높이고 만기를 늘리는 방안을 올해 안에 시행할 계획입니다.
과거 금융감독원에는 이처럼 특정금전신탁의 불완전 판매로 인해 분쟁 조정이 접수된 일이 있습니다.
A씨는 은행의 대여금고를 이용하기 위해 영업점에 방문했다가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할 것을 권유받았습니다. 은행원은 모(某)이동통신사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특정금전신탁을 A씨에게 권유했습니다.
당시 A씨는 여윳돈이 있지만 몇 달 뒤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없으면 투자를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은행원은 본점에 전화를 걸어 통신사에 대해 문의했고, 이 회사가 최근 다른 통신사에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매각 추진 중인 만큼 문제가 없는 회사라고 재차 권유를 했습니다.
A씨는 3개월 만기 조건으로 3억1009만원을 투자했지만 문제는 약 두 달 후 발생했습니다.
A씨가 만기를 며칠 앞두고 이 통신사는 회사정리절차를 신청, 2억3000만원에서 4억3000만원 이하의 채무에 대해 이자를 제외한 원금만 분할 변제하게 된 것입니다.
A씨는 은행원이 1%의 손해도 보지 않는다고 확신한 만큼 이를 믿고 투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은행 측은 특정금전신탁의 특성상 경우에 따라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A씨가 과거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한 경험이 있으니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금감원은 은행의 주장이 일리가 있으나, 은행원이 특정금전신탁의 위험에 대해 알리지 않은 것은 고객 보호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은행원이 통신사의 최근 재무제표가 아닌 2년 전 재무제표를 설명하며 당기순이익이 142억원인 사실만 강조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당시 이 통신사의 1년 전 순손실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금감원은 은행에서 A씨에게 투자액을 전부 보상하도록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