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일감몰아주기 "특례규정 등 과세기준 보완 시급"

오는 7월 첫 시행되는 일감몰아주기 증여세가 일괄규제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는 데다 동일한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 논란을 빚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규모별 특례규정을 마련하고 배당소득 공제를 확대하거나 결손 이월제도 도입 등을 포함하는 법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괄규제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 발생...특례규정 검토해야   

조세, 법률 전문가들은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당초 대기업 총수일가의 편법증여를 방지한다는 취지에서 검토되었으나 입법과정에서 모든 기업에 예외없이 적용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속증여세법 제45조3을 적용하는 대상기업을 일정규모 이상의 회사로 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경영전략상 불가피하게 일감몰아주기가 이뤄진 정당한 경영행위에 대한 특례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삼정회계법인은 '경제60년사와 일감몰아주기'라는 연구서에서 “기업의 산업정보를 보호하기 위해서나 해외기술 도입을 위해 불가피하게 일감을 몰아줘야 하는 등 정상적인 경영행위에 대해서는 특례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며 “특례규정을 통해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기업의 정당한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의 과잉규제 논란을 해소할 개선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현행 제도의 경우도 한 회사의 동일한 소득에 대해 법인세는 물론 배당소득세를 징수해 이중과세 논란이 있는데 여기에 다시 증여세를 부과하고, 향후 보유 주식을 팔 때 다시 양도소득세를 징수하는 것은 과잉규제라는 의견이다.

법무법인 율촌의 최승재 변호사는 “하나의 소득에 이중 삼중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잉규제에 해당한다”며 “중복규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배당소득공제 제도를 확대해 증여세 납부액을 공제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동일한 대주주의 편법증여행위에 대해 상법, 공정거래법, 상속증여세법 등 여러 법령으로 규제를 하는 것은 중복규제이므로 다른 법에 의해 징수된 과징금을 수혜법인의 비용으로 인정해주는 등 조정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 손실분 반영해 줘야

일감몰아주기 증여세가 미실현 이익에 대해 과세가 이뤄지고 있다는 반론에 대한 대응논리도 절실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정승영 선임연구원은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는 세법상의 실질과세 원칙과 일반적 계산원칙에서 벗어나 있다”며 “해당 조항을 폐기하고 법인세, 배당소득세, 양도소득 과세 체계를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법의 폐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보다는 최소한 일감몰아주기 수혜법인이 손실을 입었을 경우에는 손실분을 이월해줘 형평성이라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이와함께 향후 주식을 양도하여 이익이 실현될 때 기납부한 증여세를 차감해주고 이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면 환급해 주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구분경리, 이중매출 조정 통한 중복과세 방지 대책 필요

이밖에도 지배주주의 이익을 산출하면서 매출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구분경리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상호매출의 경우 매출이 중복계상되므로 조정 조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주요 문제점 개선방안

                                                                                 자료 : 삼정회계법인, 법무법인 화우

기업들 “일단 납부한 후 경정청구 기간동안 세액 조정 검토”   

실무적으로는 기업의 다양한 매출 방식과 출자 형태를 감안한 세부기준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여세를 직접 계산해 본 대기업의 세무담당 실무자는 “매출에서 공제되는 상품에 포함되는 거래 유형, 출자비율에 포함되는 주식의 종류, 적용할 회계기준 등 실제 신고세액을 계산할 때 혼란 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적용해야할 세부적인 시행기준이 빨리 보완돼야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올해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일단 신고금액을 최대로 계산해 납부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 놓은 뒤 “과세에 대한 경정청구 기간이 3년이므로 이 기간 동안 법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법령 미비로 인해 과대 납부된 세액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화우의 전오영 변호사는 “당초 입법취지와 달리 적용대상이 확대됐고 과세편의를 위해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불합리한 결과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행전에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조세불복, 경정청구는 물론 위헌소송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