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파생 상품을 판매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파생 상품은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반면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어, 매우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해야 합니다.
금융 감독 당국에서는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증권사 직원이 상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하고, 만일 이러한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험한 줄 알면서도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입으면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일이 생겨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A씨는 2004년 12월부터 2007년 8월까지 9개의 'ELS(Equity-Linked Securities)'에 가입한 경험이 있습니다.
ELS는 우리말로 '주가연계증권'이라고 불리는데, 주식시장의 주가지수나 몇몇 종목의 가격에 따라서 수익률이 정해집니다.
예컨대 한국의 코스피나 코스닥, 미국의 다우존스나 나스닥에 의해 수익률이 결정되고, 현대차나 삼성전자 등 기업의 주가를 따르기도 합니다.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것과 비교할 때 수익률이 더 낮을 수 있지만 변동성이 비교적 크지 않은 게 장점입니다.
A씨는 2007년 2100만원을 ELS에 투자했습니다. 2010년에 만기가 종료되며, 6개월마다 자동으로 조기 상환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습니다.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최대 연 18.2%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는 원금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A씨는 당초 높은 수익을 기대했는데, 만기 이후 손실은 712만원(-33.89%)에 달했습니다.
A씨는 금융감독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 증권사 직원이 가격 추이를 중간에 알리지 않아 중도 환매할 기회를 잃었으니 손해배상을 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증권사 측은 A씨가 과거에 9번이나 ELS에 가입한 경험이 있고, 중도 환매 절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피해를 보상해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금감원은 증권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A씨에게 ELS의 가격 추이를 알려줄 법적 의무가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또 A씨가 과거 ELS 투자 경험이 풍부하다고 봤을 때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환매 역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금융회사는 금융거래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할 의무를 갖지만, 이는 고객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법원도 증권사가 고객에게 손실의 우려 때문에 중도 상환을 권유할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07.5.8.선고 2006가합84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