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가 복잡하고 어렵다보니 증권사들은 '투자상담사'를 고용, 고객의 자금을 관리하고 매매를 조언하거나 대신 해주도록 한다.
이러한 투자상담사들은 증권사에 소속돼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규직 사원이 아니라 자유계약에 의해 고용된다.
A씨는 친척의 소개로 한 증권사의 투자상담사를 알게 됐다.
투자상담사는 원리금 보장을 조건으로 주식 매매를 자신에게 일임할 것을 권유하면서, 매달 1.5~2%의 수익률을 보장하고 원금 회수를 원할 때 한 달 안에 즉시 환급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투자상담사 서비스 계좌 등록 동의서'를 작성, 증권사에 보관하고 2006년 2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총 2억7510만원을 위탁 계좌에 입금했다.
투자상담사는 신용 매매를 포함해 170억9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투자상담사는 A씨의 계좌에서 돈을 임의로 출금해 부하 직원의 계좌로 이체한 뒤 다른 고객의 손실금을 변제하는데 썼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A씨는 증권사에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사건으로 투자상담사가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사 측은 담당 직원이 이미 형사처벌을 받아 복역중이고 이는 회사의 책임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둘 다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 원금의 일부인 70%만 증권사가 갚아줄 것을 지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A씨가 영업점에 방문해 창구 직원을 통해서 위탁 계좌를 개설한 점을 미뤄봤을 때 증권사를 믿고 돈을 맡긴 만큼 회사의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투자자가 증권사 직원의 계좌로 입금한 경우 증권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2009.5.14. 선고 2007다75921)
하지만 금감원은 A씨의 책임도 일부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A씨 역시 별다른 의심 없이 매매를 일임하면서 투자상담사에게 증권카드, 보안 카드, 공인인증서를 교부한 것은 잘못이다"며 "이에 대한 책임 중 일부를 스스로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